[한국농어민신문 정문기 농산전문기자]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경영권 인수 차질 없으면
조광ILI가 최대주주로

농업분야 전문성 높지 않아 
현 체제 당분간 유지될 듯

국내 최대 친환경농자재업체인 ㈜대유가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앞으로의 시장 동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유는 지난달 17일 최대주주인 권성한 대표 외 1인이 조광ILI외 2인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계약된 양수도 금액은 주당 1만6095원으로, 총 460억4400만원에 달하며 지분율은 31.6%(286만518주)이다.

이로써 임시주총이 예정돼 있는 9월 초까지 매각에 따른 경영권 인수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조광ILI는 대유의 지분 25.85%(234만주)를 확보하면서 ㈜대유의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50억원은 계약 당일에 지급됐고, 잔금은 임시주총 전까지 지급된다.

이에 따라 연 매출 300억원대를 유지하면서 국내 친환경농자재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평가받았던 ㈜대유의 앞으로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전반적으로 경영권 변화에 따른 소폭의 파장은 있을 수 있지만 현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광ILI가 조선 기자재, 원자로 설비 등에 쓰이는 산업용 특수 밸브 제조업체로, 농업 분야에 대한 전문성 및 인적 네트워크가 높지 않아서다. 특히 조광ILI의 현 최대주주인 김우동 총괄사장이 지난해 11월에 조광ILI 경영권을 인수한 상황이어서 ㈜대유 경영일선에 직접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유가 코스닥 상장업체이기 때문에 당장 큰 폭의 변화를 모색하기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농업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거나 내부 임원중에서 전문 CEO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유 지분율 17.01%(153만9954주)로 2대 주주인 권옥술 회장의 행보가 관건이다. ㈜대유를 설립한 창업 멤버인데다 한때 경영과 영업을 총괄했던 권옥술 회장이 ㈜대유의 주주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등 많은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에서 최대로 유기농업자재를 등록할 정도로 나름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영업망도 굳건히 구축돼 있는 만큼 단기적으론 ㈜대유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조광ILI이 경영권을 인수했더라도 당장 큰 변화를 모색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 체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임시 주총을 앞둔 상황에서는 과연 누가 CEO가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광ILI가 장기적 투자보다는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등 인수합병(M&A)에 역점을 둘 경우 연구개발 부진에 따른 신제품 생산 감소 등 하락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단기적 수익구조에만 매달릴 경우 제품 판매 인센티브 등이 줄어들게 되고 연구개발비 투자도 감소해 타 경쟁업체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뺏길 여지가 높은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친환경농자재시장의 구조상 리베이트가 얼마인가가 관건인데 수익에만 치중하면 이것이 자연스레 줄어들어 영업이 부진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럴 경우 ㈜유일 등 경쟁업체들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문기 농산업전문기자 jungm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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