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2019년 수입활용률 91.6% 
모든 산업 중 가장 높은 반면 
수출활용률은 58.9% 불과

수출업체 원산지 증명 어려운 탓
농식품부 대응 강화 목소리

농림수산물의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 활용률이 수출은 저조한 반면 수입은 모든 산업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수출의 FTA 특혜관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농림축산식품부 대응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은 지난 7월 30일 올해 상반기 FTA 체결국과 199억 달러 무역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세안으로부터 153억 달러 흑자를 올려 FTA 중 최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상반기 FTA를 활용한 비율은 수출이 74%, 수입이 77.6%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선농산물 등 농식품 교역은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의 상반기 누적 수출액 36억1000만달러, 수입액 172억1000만달러로 136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또한 FTA 체결국만 놓고 보면 수출 22억달러, 수입 146억4000만달러로 124억4000만달러 적자였다. 

이처럼 농식품 무역에서 천문학적 적자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농식품 수출에서 FTA 특혜관세 활용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FTA 특혜관세 활용률은 FTA를 체결한 국가와 협상한 관세율을 이용해 교역하는 실적을 말한다. 이에 특혜관세 활용률은 수출의 경우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실적/FTA 특혜대상품목 수출실적×100>이고, 수입은 <FTA 협정세율 적용실적/FTA 특혜대상품목 수출실적×100>으로 계산한다.   

이 같은 산식으로 나온 농림수산물의 2019년 기준 수입활용률이 91.6%로 모든 산업 중에서 가장 높은 반면 수출활용률은 58.9%로 전체 산업 평균보다 낮은 실정이다. 더구나 수입활용률과 수출활용률 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 

농림수산물 FTA 활용률을 보면 수입의 경우 2016년 82.6%, 2017년 89%, 2018년 90.4%, 2019년 91.6% 등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수출 활용률은 2016년 50.8%, 2017년 53%, 2018년 57.5%, 2019년 58.9%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아세안 등 교역 규모가 큰 국가와 지역의 낮은 수출활용률이 문제. 지난해 미국 수출활용률이 55.2%에 그쳤고, 아세안 또한 45.1% 수준으로 저조하다. 

이처럼 농림수산물의 FTA 수출 활용률이 낮은 데는 국내 수출업체들이 원산지 증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경제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FTA를 활용한 농산물 수출증대 전략 연구(2015년)’에서 주요 수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산 농식품 수입업체들이 ‘원산지 증명’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한 통관지연 등 행정상 어려움도 특혜관세 활용을 저해한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농식품 수출업체들은 대체로 영세 규모로 운영되고 있고 수출 또한 단발성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며 “그렇다보니 복잡한 행정과 비용이 수반되는 원산지 증명을 어려워하고 특히 가장 기초적인 상품 라벨링 부실로 통관에서 불합격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영세한 수출업체의 관세행정 대행 대책과 수출 대상국의 불투명한 통관 등에 대해 농식품부가 강하게 이의 제기하는 등 수출활용률 개선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 같은 대응이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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