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사라진 생계 터전…응급복구 나섰지만 앞길 막막

[한국농어민신문 전국사회부]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가 이어지고 전국적으로 열흘 이상 집중호우까지 접치면서 농촌지역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지난 8월 7~9일 사이 내린 폭우로 다시 농업현장은 제방 붕괴 및 하천 범람에 의한 농경지 침수, 토사 유입, 이재민 발생 등 연일 고통 을 당하고 있다. 이에 피해복구를 위해 전국적으로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고 나섰다. 

■ 경기 - 누적 강수량 700mm 넘어…인명피해도 9명

경기 수해 지역에 누적 강수량 700mm를 기록하자 농업 피해가 심각하다. 이에 용인 등 피해 농가를 중심으로 긴급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이재민 251세대 431명 발생
비닐하우스 8602동 침수·파손
농작물 피해도 3579ha 달해

경기도 전역에 걸쳐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과수 화상병 확산까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와 시·군 지자체, 민간단체 등이 피해 최소화를 위한 수해지원과 응급복구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지난 8월 1일부터 11일 오전 7시 기준으로 경기지역 누적 강수량은 평균 589.5mm를 기록했다. 연천 987.5mm를 비롯해 가평·양주·포천·동두천·여주 등에서 누적 강수량이 700mm를 넘었다. 이로 인해 사망 8명, 실종 1명 등 인명피해 9명과 이재민 251세대 431명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는 이천·여주 청미천, 가평 달전천 제방유실 등 하천 76곳, 안성·이천·용인·가평 등 산사태 173곳, 이천 산양저수지, 안성 복좌저수지 등 저수지 21곳, 어항시설 3곳 등 공공시설에서 341건이 발생했으며, 주택침수도 579건이 일어났다.

특히 농작물 3579ha와 비닐하우스 8602동이 침수·파손됐으며, 용인·이천 등 7개 시·군에서 축사 136동이 피해를 입어 소와 돼지 닭 등 24만5000여두의 가축이 폐사했다.

파주는 임진강 범람과 제방붕괴로 도내에서 가장 큰 740ha의 농경지 침수 피해를 입었다. 특히 최근 경기북부 지역에 연일 강한 비가 내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 차원에서 설치한 울타리와 가축 매몰지 등이 일부 유실돼 농장으로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연천은 75곳 4.5㎞의 야생멧돼지 차단 울타리가 유실되거나 파손됐다. 이에 연천군은 긴급 복구 작업반 2개 팀을 투입해 조만간 울타리 보수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과수 화상병 확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과수화상병 피해가 집중된 안성지역이 최근 큰 수해를 입으면서 매몰지 2곳에서 흙이 일부 쓸려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병 세균은 빗물로도 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기도는 이천, 안성, 여주, 용인, 파주, 연천, 가평 등 7개 시·군에 도 재난관리기금 각 2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나머지 24개 시·군에도 응급복구와 선제적 대비를 위해 각 5000만원씩 긴급 지원에 나섰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산사태 피해상황 파악과 복구계획 수립을 위한 도-시군 긴급 합동조사반을 편성했다. 우선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안성시, 이천시, 가평군, 연천군, 용인시 등 5개 시·군에 산림피해 항구복구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예산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또 경기도와 해당 시·군은 응급복구에 나서 시설피해 591건을 복구했으며, 저수지와 철도는 100% 응급복구 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시·군은 장비 2800여대와 인원 2만여명을 동원해 404명의 인명을 구조하고 하천·농경지 급배수와 주택․토사낙석․도로장애 등의 안전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ASF 광역 울타리 등 시설물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는 한편 매몰지 배수로 정비, 광역울타리 하단부 보강 등을 실시하고, 과수화상병 예찰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최근 집중호우 피해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 “경기지역은 어느 정도 고비를 넘어 이제는 피해를 수습하고 복구할 시점”이라며 “이재민들의 주거 지원과 농경지, 하천, 도로, 저수지 등의 응급복구가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하고 신속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경기=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용인시농단협 “재산피해 큰 처인구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산사태 발생에 청미천 범람
추정 피해액만 550억 이상


경기 용인시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안재만)는 8월 9일 처인구 일대가 유례없는 수해를 입어 550억원 이상의 추정 피해액이 발생,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처인구 원삼․백암면 지역에 600㎜ 가량의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가 발생하고 청미천이 범람해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유실되는 등 대규모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자체 조사한 결과 농경지 피해현황은 1050여 농가 약 900㏊에 이른다. 이로 인해 농경지 유실·매몰지역은 물이 빠져야 복구가 가능하며 침수된 시설하우스의 채소와 화훼는 상품가치가 전무하고, 침수된 논밭의 작물은 꽃이 피어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여서 농업인들의 안타까움이 더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산사태로 인해 축사침수 및 파손된 농가가 30여호 4.1㏊에 이르며, 축사침수로 사료, 건초, 기계장비 등도 피해가 막대하고 육계 4만100수가 폐사했으며 곤충 500만마리, 우렁이 42톤, 붕어치어 70만마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협의회는 또 농업생산기반시설 구거 10곳, 농로 9곳, 저수지 1곳 등 총 1500m의 생산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안재만 회장은 “사상 유례 없는 수해로 용인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수백억원 이상의 추정 피해액이 발생해 용인시 처인구 수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주길 바란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용인시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을 위해 현장지원반을 운영하는 등 긴급복구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군기 시장은 “행정력을 총동원해 피해복구를 실시하고 있지만, 피해정도가 크다 보니 장비 및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특별재난관리지역 지정을 위한 중앙 재난피해 합동조사에 만전을 기하고 하루빨리 주민들이 생업과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말했다.

용인=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 전남 - 40년 만에 섬진강 범람…가축 29만여마리 폐사

지난 8일 섬진강 제방이 붕괴되면서 남원시 금지면 일대 하우스와 농경지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구례읍·담양읍 일대 물에 잠겨
철도 노선 2개도 유실·침수피해
정세균 총리 곡성 찾아 위로


전남지역 농작물 침수는 총 6823ha의 면적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벼의 경우 6201.9ha가 침수됐다. 시군별 함평 1296.9ha를 최고로, 담양 1000ha, 영광 908ha, 화순 240.6ha, 무안 149.3ha, 영암50ha, 순천48ha, 광양4ha, 목포 2ha 순이다. 밭작물은 총 210.9ha의 면적에서, 200.9ha가 침수됐고, 도복 1ha, 9ha가 유실됐다. 시설작물의 경우 316.9ha의 면적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과수는 93.3ha의 면적에서 침수 87.7ha, 낙과 1.1ha, 매몰 4.5ha다. 축산침수는 11개 시·군 126농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가축피해는 침수피해 72만마리, 폐사는 21만7000마리다. 축종별로는 한우 4262마리 침수에 2마리 폐사, 돼지 1만1400마리 침수에 80마리 폐사, 오리 23만8500마리 침수에 8만4500마리 폐사, 닭 46만5875마리에 13만1975마리 폐사 등이다. 정밀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폐사 가축피해는 증가가 예상 되고 있다. 저수지도 4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곡성 배감제, 화순 서성제, 담양 월곡제, 금현제 등이다. 제당 유실과 방수로 사석, 제당 법면 유실 등이다.

양곡창고도 피해를 입었다. 담양 대전 농협3호에서 일반벼 52.8톤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곡성에서는 양곡창고 침수 방지 작업중 산사태 사고로 4명이 경상의 인명사고를 당했다. 전남도는 시군을 통해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접수를 받고 있는 한편 신속한 복구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남= 최상기 기자 choisk@agrinet.co.kr

 

■ 전북 - 수마가 삼킨 김제평야…농경지 8907ha 피해

8월 7~9일까지 3일 동안 쏟아진 집중호우가 김제평야를 삼켰다.

주택 파묻힌 두 명 목숨 잃고
남원서만 이재민 1250명 발생
일부는 상수도 공급 안돼 고통

전북도는 8월 7∼9일 3일 동안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명피해와 함께 농작물 피해가 심각했다. 지난 9일(18시 기준) 현재 전북지역에 내린 비는 순창 544.2mm로 최고를 기록한데 이어 진안 478mm, 남원 432.6mm, 장수 333.3mm, 전주 326.5mm 순이며 완주가 243.2mm로 최저를 보였다. 이번 폭우로 인해 도내 전역에서는 농경지 유실 2.5ha, 매몰 102.3ha, 농경지 침수 8787ha, 축산 침수 14.4h 등 모두 8907ha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부 피해 현황을 보면 남원의 경우 관내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 100여m가 붕괴되어 주택과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다. 이로 인해 금지면에서는 주택 70가구가 침수됐고 8개 마을 300여명의 이재민과 농경지 1000여ha가 물에 잠겼다.

또 남원 관내 11개 읍면동 450가구 주택 침수와 이재민 1250명이 발생, 인근 학교와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 등에 대피했다. 이와 함께 축사 4곳도 물에 잠겼으며 108개 마을에서는 상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남원 관내 양곡창고 2곳도 침수됐다.

장수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관내 번암면에서 산사태 발생으로 주택이 파묻혀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농경지 108농가 34.7ha에서 피해를 입었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진 순창군에서는 유등면이 피해가 가장 컸다. 유등면 외이마을 전체가 침수되어 마을주민 40여명이 인근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 임시 머무르고 있다. 이와 함께 농어촌도로 3곳이 통제되고 저수지 4곳이 유실됐다. 순창읍을 비롯해 유등·인계·풍산·구림 등 전체 57가구가 침수됐다. 순창 관내 소 축사 2.4ha, 닭 축사 2.7ha도 물에 잠겼다.

평야지대에서는 농경지 침수피해가 심각했다. 김제지역에서는 벼 3238ha와 밭작물 520ha 등 3758ha, 고창 880ha, 부안 772ha, 정읍 616ha등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밭작물은 논콩 785ha, 인삼 81ha, 고추 28ha, 대파 11ha 등 모두 1392ha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송 지사는 “심각한 호우피해를 입은 전북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등을 고려해 전국을 특별재난지역 지원기준 수준으로 특별지원 할 필요가 크다”며 “이번만큼은 정부 차원에서 특별재난지역 지정 기준을 최소화 해 특별재난지역을 전국으로 확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북도와 시·군에서는 이번 호우 피해 지역에 인력과 중장비를 투입, 빠른 응급복구를 펴 나감은 물론 논 물빼기와 배수로 정비 등 농작물 피해 예방 기술지도와 하류지역 주민 대피 조치 등을 지속 실시할 계획이다.

송 지사는 “심각한 호우피해를 입은 전북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등을 고려해 전국을 특별재난지역 지원기준 수준으로 특별지원 할 필요가 크다”며 “이번만큼은 정부 차원에서 특별재난지역 지정 기준을 최소화 해 특별재난지역을 전국으로 확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북종합=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전북도·전남도의회 “피해지역 특별재난지역 지정 시급”

전북도의회(의장 송지용)와 전남도의회(의장 김한종)가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큰 수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선포’를 촉구했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은 10일 전라북도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도내 전 지역에 집중폭우로 인해 인명피해는 물론 침수와 붕괴 등 막대한 시설피해가 발생한 상황에 제5호 태풍 장미까지 북상중이어서 추가 피해도 우려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원 섬진강 제방이 유실되면서 남원시 금지면과 순창군 유등면, 임실군 관촌면 등 3개 시군 7개면 지역 마을의 주택과 농경지, 하우스, 축사까지 침수돼 이재민 1700여명이 발생한 상태라면서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에 이어 호우피해까지 겹쳐, 도민들은 깊은 절망감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이에 도의회는 “정부는 이번 집중호우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해 중앙피해 합동조사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도내 피해지역 모두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조속히 선포하고 피해보상과 복구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전남도의회도 10일 성명서를 내고 집중호우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막대한 재산손해를 입은 전남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남도의회는 “코로나 장기화로 지역경제가 어렵고 지자체 또한 재정 형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수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정부가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피해 주민들이 하루 빨리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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