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뿌려먹는 양념가루로 변신하다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안태양 대표는 다양한 가공제품을 통해 김치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비건 제품 ‘김치시즈닝’ 개발
젓갈 넣지 않고 맛 재현
미국서 입소문 타고 국내로
싱가포르·필리핀 등서 선보여

김치 핫소스 출시 초읽기
김치맛 감자칩·주스도 준비 중


우리나라의 전통식 김치가 세계인의 밥상으로 다가가고 있다. 유산균을 통한 소화기능 향상, 노화 방지 등 건강개선은 물론, 김치의 면역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김치를 주목 중이며, 이를 활용한 요리법과 신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특히 푸드컬쳐랩은 어느 음식에나 첨가할 수 있는 ‘김치시즈닝’ 제품을 개발, 김치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푸드컬쳐랩에서 개발한 김치시즈닝은 세계 최초로 식물성 생유산균을 사용한 제품이다. 밀가루에 함유돼 있는 글루텐 성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여기에 도움이 되는 김치를 활용한 양념 개발에 나선 것이다. 특히 다른 김치 가공업체와 차별화되는 대목은 100%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비건 제품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김치에는 동물성 원료인 젓갈이 들어갔지만, 푸드컬쳐랩에서는 이를 배제한다. 대신 젓갈의 맛을 내기 위해 다시마, 무, 버섯, 표고버섯, 파프리카 등 16가지에 달하는 원료가 첨가된다.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는 “10년간 해외에서 사업을 하면서 점차 확대되는 비건 시장에 주목했다. 다양한 식물성 원료로 젓갈 맛을 재현하면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 기존의 동결건조방식에서 제조법을 바꾸면서 유산균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술분석연구원에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유산균은 180억마리가 함유됐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서는 3차 원료까지 식물성 원료로만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시즈닝은 해외에서 먼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씨알(SIAL India 2019) 혁신상 분야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시작으로, 미국에서는 협동 공간(CO-Working Space)에 김치시즈닝을 전시하면서 입소문이 퍼졌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e)에 입점, 단 3일 만에 준비한 제품이 완판 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힘입어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쇼피(Shopee)에도 진출했다.

안태양 대표는 “외국에서 일하면서 늘 꿈꾼 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여러 음식을 생각해 봤지만, 김치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없었다”며 “처음엔 모두가 말렸지만 태국의 스리라차 소스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을 보면서 개발에 매진했고, 결국 빛을 볼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역으로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제품이 알려지고 있다. 특히 라면이나 짜장라면, 감바스에 넣어 먹는 레시피 등이 자취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현재 푸드컬쳐랩의 제품이 수출되는 곳은 미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이다. 정식으로 제품이 출시된 지 아직 두 달밖에 되지 않아 수출실적은 크지 않다. 그러나 김치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인식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수출확대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겉절이를 좋아하는 중국에서 김치시즈닝을 이용해 김치 샐러드를 만들거나, 양꼬치에 찍어먹는 소스인 쯔란 대신 이용하는 데 관심을 보여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는 수출물류비를 지원 받아 항공운임도 절감하고 있다. 푸드컬쳐랩은 신규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후속작인 ‘김치 핫소스’는 이미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김치 주스, 김치맛 감자칩 등 제품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앞으로도 건강한 재료와 뛰어난 맛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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