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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씁쓸하기만 한 ‘의료계 파업’

  • 기사승인 2020.09.11 18:25
  • 신문 3233호(2020.09.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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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굵직한 농민대회 취재를 갈 때마다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집회 참가자들이 일정 시간이 되면 무리에서 이탈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탈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소 밥 줄 시간이거나 젖소 착유를 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내 주장을 펼칠 때에도 할 일은 해야겠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아스팔트 농사를 지을 때에도 식량주권을 볼모로 삼지 않았다.

이와는 다르게 최근 끝난 의료계 파업을 보고 있으면 씁쓸했다. 파업으로 인해 일부 환자들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기까지 했다. 의료시설과 의사 수가 많은 수도권은 이리저리 발품을 팔면 치료라도 받을 수 있지만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의사가 파업하면 사망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의료계 파업 원인은 정부가 남원에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대학교 의과대학을 공공보건의료대학으로 설립하고, 2022년부터 향후 10년간 매년 의대 정원을 400명씩 증원해 4000명의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건강불평등이 존재하는 농촌지역의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해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는데 의사들은 전면적으로 정부의 계획을 반대하며 의료 수가 인상과 농촌 지역 의료 인프라 개선 등을 주장했다.

실제 농촌 지역은 병원 수와 의사 수가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인구수가 수도권에 비해 적다보니 수요가 부족해 공급이 이뤄지지 있지 않는 이른바 건강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별 의사 수의 경우 2019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서울이 3.1명으로 가장 높은 반면 경북은 1.4명으로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농촌 의료복지의 핵심인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도 병역자원이 감소하고 복무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2019년 기준 3554명의 공중보건의를 2023년에는 연 1000명 가량만 뽑을 계획이다. 농촌에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중보건의까지 줄어들면 농촌 지역 거주자들의 보건·의료 복지는 더욱 피폐해질 것이 분명하다.

의료계 파업이 정부와 의사협회, 국회 간 합의로 끝이 났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부디 향후 진행될 의정협의체에서 여러 문제를 논의할 때 이권 다툼보다는 농촌 사람들도 똑같은 국민이고,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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