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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가격 급락, 올해는 수확량 급감…추석 대목 실종”

  • 기사승인 2020.09.15 18:20
  • 신문 3234호(2020.09.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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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앞둔 주요 작목 산지 표정은 <1> 홍로 사과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추석 대표 품목이자 품종인 사과 홍로 주산지 전북 장수에선 수확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가들은 지난해 가격 폭락에 이어 올해엔 작황 악화로 힘겨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장수 발방농원에서 홍로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봄 냉해·잦은 비·태풍에 몸살
뿌리 활착률 크게 줄어
수확량 평년비 30% 이상 뚝
생산비는 크게 올라 ‘이중고’


사과와 포도 등 주요 작목 수확기에 맞는 민족 최대 명절 추석. 그래서 농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농산물 최대 소비 성수기인 추석 대목장을 기다린다. 올해 역시 어김없이 그런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올 추석은 예년과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태풍 등 역대급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악화에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가 많기 때문. 추석 대표 품목이자 품종인 홍로 사과 단지 방문을 시작으로 추석을 앞둔 주요 작목 산지 표정을 전한다. 

“작년엔 가격 폭락, 올해엔 수확량 급감···. 몇 년째 추석 대목이 실종됐습니다.”

추석 대목장으로 접어들던 지난 11일, 국내 최대 홍로 사과 주산지 전북 장수 사과 단지엔 얄궂은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이날 홍로 수확 중 비를 보던 송재관 발방농원 대표는 “웬수(원수) 같은 비”라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봄철 저온 피해에 이어 유독 심했던 여름철 집중호우와 연이은 태풍으로 작황이 상당히 좋지 못하기 때문. 지난해 가격 폭락에 신음했던 홍로 사과 단지는 올해엔 생산량 감소라는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었다. 

송재관 대표는 “전체 사과밭은 4ha로 이 중 홍로는 1ha에서 재배하고 있다”며 “올해 비가 워낙 많이 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을 정도다. 봄철 냉해에 이어 여름철 긴 장마, 최근 태풍 등 잦은 비로 인해 광합성 작용을 못하고 뿌리 활착률이 크게 줄어들어 수확량이 평년의 3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인근 사과 농가인 백두인 두인농장 대표도 “과수도 적게 달렸는데 탄저병에 낙과까지 발생하는 등 최악의 작황이었다. 가격이 평년보다 높다고 하나 워낙 물량이 없다”며 “보통 수확량이 예년의 반절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고 제일 잘된 농가도 수확량이 평년의 7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수보다 조금 일찍 수확을 끝내는 인근 무주도 상황은 비슷했다. 무주 대덕산사과작목반에서 활동하는 양신모 씨는 “지난해엔 2500박스를 수확했다면 올해는 1000박스도 못 땄다”며 “농가 수취가는 가격이 폭락했던 지난해보다 더 떨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수확량이 급감한 가운데 농가 생산비는 크게 올라 농가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욱이 올해엔 긴 장마로 과가 물러 수확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한 일손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시간과 인건비가 더 들어가고 있다. 

송재관 대표는 “인력도 없을뿐더러 아무 인력이나 쓸 수도 없다. 올해엔 장마, 태풍 등으로 사과가 약한데 이것들은 나무에 달렸다고 보험금도 받을 수 없다”며 “수확하는 데 더 세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백두인 대표도 “홍로 2.5ha, 부사 1ha 사과 농사를 짓는데 올해엔 인건비 상승에 방제비 등 농자재비는 배가 더 드는 것 같다”며 “사과 농사짓기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비단 올해만 겪고 있는 어려움도 아니다. 홍로 사과 산지에선 몇 년째 추석 대목이 실종됐다고 전한다. 

백 대표는 “지난해엔 이른 추석으로 명절 이후 물량이 쏟아져 나와 가격이 폭락했고, 그 전년도엔 냉해, 2017년엔 폭염으로 인한 일소 피해 등 최근 몇 년 째 추석 대목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 “이웃 농가를 보면 폐작하는 농가도 생겨나고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긴 장마와 태풍 이후 사과 생육에 좋은 날씨가 이어져 당도 등 맛은 많이 올라섰다는 것. 이에 기대 소비자들이 좀 더 우리 사과를 찾길 농가들은 바라고 있다. 

송 대표는 “장마 이후 밤 기온이 내려가는 등 수확기를 앞두고 일교차가 커 당도는 많이 올라온 상황이다. 대과가 상대적으로 적고 비상품과도 예년보다 늘었지만 맛에는 문제가 없기에 소비자들이 이 점을 알고 맛 좋은 우리 사과를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에선 몇 년째 추석 대목장이 실종된 가운데 보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지원책도 마땅히 나오지 않는 현실의 답답함과 정부 외면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사과 재배 농가인 류기행 한국농업경영인 장수군연합회장은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봄에 더워졌다 오히려 이후 기온이 급감하는 등 근래 몇 해 동안 사과 재배하기엔 기후가 너무 좋지 못했다”며 “그런데 이럴 때 작동해야 할 보험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보험 시행 초반엔 나무에 과가 달렸어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은 보험 처리를 해줬는데 이제는 낙과돼도 사진으로 찍어서 겉으로 문제없다면 보험에서 제외되고 상처가 나도 80%, 50% 등 기준이 나뉜다”며 “사실상 낙과되면 저장을 할 수 없는 등 상품성을 잃게 되는데 이런 건 간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산지에선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 등 피해 계층 지원이 늘어나는 반면 농가는 이런 지원책에서 소외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류 회장은 “언론에서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나올 때마다 씁쓸한 마음이 든다. 그들을 지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 농가 중엔 소상공인보다 더 열악한 형편에다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 피해를 입은 농가도 많다”며 “직접적인 지원은 아니더라도 서리·냉해 방제비나 농기계 수리비, 박스 지원 등 지원할 방안은 널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선 사과 가격이 비싸다고만 혈안인데 지난해 워낙 폭락해서 그 기저 효과로 상당히 높게 보이는 것이지 사먹지 못할 만큼 폭등하지도 않았다”며 “코로나19 사태 속에 추석을 맞아 과일 소비가 활성화되도록 정부에서 잘못된 정보는 바로 잡고 소비 홍보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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