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시중 ‘저급 두부’ 유통에
소비자 불신 초래 걱정
업계 악영향 우려, 금지 촉구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은 두부 제조에 수입산 콩가루(대두분)를 쓰고 있어 관련 업계가 이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식품 원료로 쓰이는 대두분은 원물 상태인 대두보다 산패가 빠르고, 두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초래,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해 중소기업인 대표 10명과 간담회를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부 업계는 수입콩가루로 만든 ‘저급 두부’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두부 산업을 망치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수입콩(대두)의 경우 관세율이 487%이지만, 수입산 콩가루는 관세율이 3%로 현저하게 낮아 이를 이용해 제조 단가를 낮춘 저품질 두부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두분을 사용한 두부 제조는 2000년부터 허용됐으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내외일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추정하고 있다.

두부 업계에 따르면 수입 대두분은 세척하지 않은 콩을 마쇄·가공하는 등 비위생적으로 가공해 위생 안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으며, 산패 속도가 빨라 진공포장, 진공 후 질소충전 또는 냉장유통·보관이 요구됨에도 현장에서는 이 같은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아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또 수입 대두분으로 만든 두부는 맛과 탄력이 떨어져 두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초래,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거나 부정 원료를 사용하는 비위생적인 두부 제조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영업 정지 등 적절한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며 “필요시 관세청과 협업으로 콩가루 수입 통관 시 철저한 검사를 통해 부적절한 물품에 대한 통관을 금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내 콩 재배 농가는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고 있다. 조영제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장은 “현재 국산콩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두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런 시점에 단편적으로 수입산 콩가루를 규제할 경우 오히려 수입콩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기에 안전성과 위생, 국내 소비패턴과 수급상황 등을 모두 고려해 수입 물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간담회에선 △김치류 식품영양성분표시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의무적용 시행일 연기 △식품진흥기금 사용 확대를 통한 중소기업 지원 등 식품업계 관계자들이 각각의 현안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오늘 건의된 과제와 제안이 정부 정책에 균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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