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신제영 철원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미곡종합처리장에서 포장한 철원 오대쌀을 소개하고 있다.

30년 전부터 미곡처리장 갖춰
700여 농업인 벼 수매·판매
올해 수매가 1kg당 1840원

전국에서 최초이며 유일하게 새마을금고가 지역 농업인들을 위한 미곡종합처리장을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54년 전 창립한 철원새마을금고는 30년 전부터 자체 미곡처리장을 갖추고 700여 농업인 조합원들의 벼를 수매해 판매하고 있다. 오래전에 영농자금이 부족한 농업인들이 봄에 새마을금고에서 돈을 빌리고 가을에 벼로 갚는 것을 계기로 새마을금고가 아예 정미소를 운영하면서 오늘이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쌀값이 하락하면서 농협이 전체 벼 생산량의 60% 정도만 수매를 실시하자, 자체 판매의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들이 철원새마을금고 미곡처리장으로 벼를 판매하고 있다. 2019년에도 5000톤 이상을 수매해 어지간한 시군의 농협보다 많은 물량을 소진하는 것이다.

올해 철원새마을금고의 벼 수매가격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1kg당 1840원이다. 인근 지역농협의 수매가격은 동송농협 1kg당 1840원, 철원농협 1830원, 김화농협과 동철원농협 1800원 등이다.

특히 대형마트보다 중·소형 마트와 대형 소비처를 중심으로 판매해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전국의 300여개 새마을금고 지점을 통해서 판매하는 등 유통경로를 다양하게 개척하고 있다. 농업인들이 자체 유통을 위해 도정만을 원하면 실비를 받고 도정과 포장을 지원해주는 등 농업인 자체판매도 장려하고 있다.

신제영 철원새마을금고 이사장은 “농업인들이 어렵게 생산한 쌀을 판매하지 못하거나 싼 값에 중간상인들에게 넘길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며 “새마을금고가 쌀을 도정하고 판매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농촌을 사랑하는 눈으로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철원=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