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ad48
default_news_ad1

[기고] 벌초(伐草)와 성묘(省墓)

  • 기사승인 2020.09.22 19:35
  • 신문 3236호(2020.09.25) 15면

공유

- 김용광 전 함안축협조합장

[한국농어민신문]

추석이 일주일 앞이다. 우리나라는 조상을 숭배하고 부모를 섬기는 효도를 큰 덕목으로 여긴다. 추석 전에는 조상의 묘를 벌초한다. 벌초는 한식(寒食)이나 추석 성묘 이전에 조상의 묘에 자란 풀이나 나무를 베어 깨끗이 하는 일이다. 설과 한식에는 성묘는 하지만 벌초는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인은 죽은 조상을 살아 있는 사람과 같이 예우했기에 조상의 묘를 잘 살피고 돌보는 일은 효행이자 후손들의 책무였다. ‘세상에서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 이외의 공짜는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러므로 오늘날에도 추석 성묘 전 벌초를 중요하게 여겨 벌초 차량으로 도로가 붐비는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혹시 벌초할 시간이나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 대행업체를 이용해 벌초하기도 한다.

경남 지역에서는 추석 전에 벌초하지 않은 것을 큰 불효로 여겼고, 벌초할 때는 집안의 여러 친척들이 의견을 모아 일기예보 날씨 등을 참고해 날짜를 정했다. 주로 일요일로 정하는데 가까운 친척들이 하루 종일 벌초에 매달렸다. 옛날에는 주로 낫으로 벌초했으므로 2~3일 정도 걸렸지만 요즘은 예초기 등 기계의 힘을 빌려 하루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제는 벌초도 예전 같지 않아 산에 가보면 벌초하지 않은 묘가 흔히 눈에 띈다. 또 어떤 집안은 아예 벌초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우리나라는 조상을 잘 섬기는 것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고, 조상의 제사를 잘 보존하는 일은 살아 있는 부모를 모시는 것처럼 효행으로 생각했다.

특히 묘 주변에 자란 풀을 베고 다듬으며 잔디 입히는 일을 중요시했다. 이제는 장묘문화도 변하고 있다. 납골묘나 수목장 등이 확산되면서 묘를 없애는 곳이 많다. 변하는 장묘문화로 인해 앞으로 벌초가 없어질지 모른다. 또한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 것도 대수(代數)를 합쳐 일 년에 한 번으로 간소화하는 추세다. 제사 모시는 시간도 저녁식사에 맞추는가 하면 제수는 조상이 생전 좋아하던 것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제사와 벌초, 성묘가 점점 사라져가는 풍속이 되어 우리 세대로 끝날 것 같은 생각을 해본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한 시기에 설상가상으로 8~9월 긴 장마와 폭우, 태풍으로 인한 농촌의 피해가 크다. 농민들의 멍든 가슴을 감싸는 일에 모두 나서야 한다. 어려운 농촌경제를 살리고 꿈을 잃은 농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추석에는 농민들이 정성으로 키운 농축산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추석 차례상을 마련하자. 그렇게 해서 조상에게 예를 다하고 농민의 버거움을 덜어줄 수 있다면 이보다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명절만이라도 우리 농축산물을 애용해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보다 풍성한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secHosuNews_S1N13

추천뉴스

item59
item62
ad41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