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이용범 농촌진흥청 차장이 들깨 생산 전 과정 기계화기술 현장평가회를 개최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들깨가 항산화, 치매예방 등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재배면적이 증가 추세인 가운데 생산 전 과정에 필요한 기계화기술이 개발돼 노동력 문제 해결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5일 충북 증평에서 이용범 농진청 차장, 홍성열 증평군수 등이 참가한 가운데 현장평가회를 갖고 들깨 생산을 위한 기계화기술을 설명하고, 현장의견을 수렴했다. 농진청의 최용 밭농업기계화연구팀장과 이성현 수확후관리공학과장 등은 사전설명을 통해 “들깨 생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식부터 수확까지 생산의 모든 과정을 기계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들깨의 기능성 효과가 알려지면서 재배면적이 2000년 2만6100ha에서 2019년 3만7400ha로 늘고 있고 밭작물 중에서 콩 5만8500ha에 이어 2번째로 면적이 넓다. 또한 들깨 생산 과정에서 경운, 정지, 피복, 방제 등의 작업은 기계화율이 높지만 정식, 예취, 탈곡 등은 대부분 인력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농진청은 생산 전체 과정에 대한 기계화기술을 개발하고, 들깨의 정식(자동, 반자동), 예취, 탈곡, 정선 및 석발 등의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에 개발한 작업체계를 적용하면 들깨 생산에 드는 작업시간이 10a당 27.4시간으로, 기존 인력작업의 65.4시간과 비교해 58.1%가 줄어든다.

이에 따르면 들깨를 기계로 심기 위해서는 규격화된 육묘 상자에 균일하게 씨를 뿌린 뒤 25~30일간 기른 후 작물의 길이가 20㎝ 이하가 됐을 때 40~50㎝ 간격으로 심으면 된다. 기계 수확 시 종실 탈립에 의한 손실률을 최소화하기 위한 파종시기는 6월 30일 전후이며, 6월 15일, 7월 15일, 8월 15일 정식 때보다 수량이 6~80% 가량 증수된다.

이번에 선보인 정식기는 10a당 1.5~2시간이 소요돼 인력 정식 시 10.4시간과 비교해 작업시간을 81~86%를 줄일 수 있다. 자동 정식기는 운전자 혼자서 작업할 수 있으며, 한 두둑에 한 줄씩 심고 간격은 10~70㎝로 조절할 수 있다. 사람이 육묘상자에 모종을 뽑아 정식기에 공급하면서 심는 반자동 정식기는 2명의 인력이 필요하며, 한 두둑에 한 줄씩 심고 간격은 20~60㎝로 조절할 수 있다. 자동 정식기는 참깨, 수수, 옥수수, 양상추 등 초장이 20㎝ 이하인 작물을 정식할 수 있고, 반자동 정식기는 참깨, 감자, 배추, 양배추, 잎담배 등의 정식이 가능하다. 또한 정식 및 관수의 동시작업도 할 수 있다. 들깨 예취기(결속형 및 비결속형)는 1조식 보행형으로 1줄씩 베어 한 방향으로 가지런하게 모아준다. 참깨, 콩 등 다양한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10a당 1시간이 소요돼 낫으로 벨 때의 13.3시간과 비교해 작업시간을 92% 줄일 수 있다. 기계 수확을 위한 최적 예취시기는 최정단 화방군이 60~80% 갈변(성숙)이 됐을 때가 손실률이 6~13%로 가장 낮았다. 들깨 탈곡기는 참깨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2명의 작업자가 10a의 들깨를 1시간에 탈곡할 수 있어 도리깨로 탈곡할 때의 8.4시간보다 작업시간이 88% 줄어들고, 손실률도 3% 이하로 양호하다. 또한, 수량성 및 건조효율성 등을 고려한 최적 탈곡시기는 예취 6~9일이 손실률이 1%로 가장 낮았다. 정선기는 탈곡한 들깨에 섞여 있는 돌과 이물질 등을 골라주는 기계로 정선기와 석발기(돌이나 쇠붙이 등을 제거하는 기계)가 일체형으로 돼 있어 동시작업 및 별도 작업이 가능하다.

현장평가회를 주관한 이용범 농촌진흥청 차장은 “들깨재배 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심고, 수확하고, 탈곡 및 정선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 오늘 심는 것부터 깨끗하게 선별하는 과정까지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아무리 좋은 기계를 개발해도 농가에서 쓸모가 없으면 그 연구는 실패한 것”이라면서 “좀 더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지적해주면 연구에 반영해 훨씬 나은 기계를 보급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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