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16일 진행된 가운데 국정감사에 앞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등 각 사업부문별 대표들이 선서하고 있다. 이날 농협 국감에서는 농협경제사업 현황, 옵티머스 사태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회원조합 배당금 감소
중앙회 재무구조 악화
책임판매도 실패 추궁

하나로마트 판매비율 도마위
수입원료 가공품 판매 질타

옵티머스사모펀드 두고
권력형 비리 의혹 제기
NH투자증권 실책 추궁도


16일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의 국정감사에서는 2012년 농협사업구조 개편 이후 저조한 경제사업, 농협계통매장의 미흡한 운영을 따지는 질의가 집중됐다. 또한 농협금융지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강화되고 있는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대한 NH투자증권의 사업배경과 향후 대책에 대한 질타가 쇄도했다.    

▲사업구조개편 저조대책 강구하라=농협의 책임판매 목표미달, 경제사업 적자 등 사업구조개편 이후 오히려 위축된 사업실태를 비판하는 의원들의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정운천 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은 사업구조 개편 이후 농가 혜택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정운천 의원은 “농협중앙회와 농식품부가 2012년 농협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을 체결했지만 단 한 차례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고 2019년에는 목표대비 62%에 그쳤다”며 “사업구조개편 이후 농가소득이 감소했고, 특히 농협중앙회의 회원조합 배당금이 2012년 3159억원에서 2019년 1779억원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농협경제지주 본체 사업실적이 2015년 455억원 적자에서 2019년에는 1401억원 적자로 더욱 커졌다”며 “경제사업 현 상황은 수익성 악화와 배당 가능 한도 부족에 따른 중앙회 배당 불가, 자회사 경영악화 심화, 경제사업 비효율성 악순환 등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앙회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결국 교육지원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부안) 의원은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이 2000년 1080만원에서 2020년 1020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는데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이후 책임판매를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농협이 당초 제시한 책임판매비율 50% 달성을 위한 추진 체계를 점검하고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사업이 저조한 도시농협의 정체성 문제도 지적됐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부산 사하갑) 의원은 “2019년 말 기준 전국 1118개 농협 중 156개가 도시농협으로 조합장과 임직원의 평균 임금은 더 높다”며 “그러나 농협 고유의 사업인 경제사업 비중이 54%에 불과하며 신용사업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협동조합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 의원은 농축협 조합원들의 농협 판매사업 이용률을 지적하며 “지난해 판매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농축협 조합원 비율이 75%에 달해 농협이 아닌 유통상인 등을 통한 출하비중이 월등히 높은 게 현실”이라며 “이는 농협이 판매농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제대로 운영해야=농협 하나로마트의 농축산물 판매비율이 목표치에 미달하고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 가공상품 판매 등을 지적하는 질의가 나왔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은 농협계통매장의 저조한 농수산물 판매비율을 질타했다. 윤재갑 의원은 “전국 농협하나로마트 매장의 61.2%가 농수산물 판매 목표치 55%에 미달하고, 농협 유통센터 11개 지점 중 성남 단 곳을 제외한 10개가 3년 연속 미달했다”며 “농가소득 증대와 농수산물 판로 확보를 위해 의무휴업일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공산품 판매가 주를 이루는 것 아니냐. 농산물 판매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교 국민의힘(경기 여주·양평) 의원은 농협하나로유통의 신규 출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선교 의원은 “농협하나로유통의 김모 전 대표가 2017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직후 용인시 처인구 소재 하나로유통 신규 입점 관련해 보증금 60억원, 연임대료 60억원 임대기간 20년 등 1260억원대 임대계약을 단독 체결했다”고 지적하고, “내부규정상 이사회 의결과 고정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지 않는 등 문제가 있고 조합 하나로마트와 상권 중복, 향후 손익 적자 등이 추정됐다. 그럼에도 농협은 김모 전 대표가 국감증인으로 채택된 10월 8일에서야 검찰에 고발했다”고 따졌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NH 등 농협상표가 붙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하나로마트에 공급돼 판매되고 있는데 이러한 PB상품은 마진율이 높아 선호한다”며 “그런데 농협브랜드 중에서 국내산으로 가능한 밀, 콩, 옥수수, 쇠고기, 무 등을 수입산으로 사용한 상품이 많다. 국내 식량자급을 높이기 위해선 자급이 떨어지는 작물 생산농가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해 주고 국산원료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대책 등을 적극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는 “농축산물 유통혁신 계획을 수립해 농축산물 판매 비중을 높이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옵티머스사모펀드 추궁 쇄도=옵티머스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에 대한 검찰수사가 강화되고 금융계는 물론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요동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NH투자증권에 대한 질타가 폭주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와 연계되는 권력형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NH투자증권의 실책에 무게를 두고 추궁했다.

이만희 국민의힘(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진행 과정을 보면 상품과 거래운용사에 대한 부실 검증 정황이 나타나는데 이는 내부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의심된다”며 “정관계 로비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데 하루 빨리 피해자가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진신을 밝혀라”고 질타했다.

또한 안병길 국민의힘(부산 서구·동구) 의원은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를 농협중앙회장이 전혀 몰랐느냐”고 따졌고, 이양수 국민의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은 “옵티머스 부실 문제가 금융시장에 돌면서 상품판매사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농협이 뒤늦게 들어간 것은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것 아니냐”고 제기했다.   

이에 반해 여당 의원들은 NH투자증권의 실책에 무게를 두고 질의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병) 의원은 “ 라임사태와 이번 옵티머스 핵심은 금융감독 체계와 상품결정, 금융소비자 보호 및 보상 등에서 나타나는 문제”라며 “2018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를 활성화했기 때문에 옵티머스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과 판매사 책임과 사태 해결 역할 등을 따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갑) 의원은 “옵티머스의 제안서를 비교하면 NH투자증권과 타증권사가 다른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느냐”며 “이번 사건은 농협금융지주에 책임이 있고 앞으로 제도 개선과 방지대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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