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한발 빨리, 샤인머스켓 7년째 재배

[한국농어민신문 조성제 기자]

경북 영천에서 샤인머스켓 포도을 전문 생산하는 농업인 김동섭 씨는 저탄소 및 GAP 인증을 받은 고품질 포도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저온저장고를 활용한 포도 출하시기 조절 등으로 수익 증대를 이끌어 냈다.

일교차 큰 기후적 여건으로
당도 높아 경매 최고가 여러번
저탄소·GAP 인증도 획득
작년 포도 수익 ‘2억8000만원’

저온냉장고로 출하 시기 조절
과비하지 않는 것 등이 비결

“처음 샤인머스켓 농사시작 할 때 주변에서 다들 영천지역은 샤인머스켓이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는 겨울에 동해 피해로 농사 자체가 안 된다고들 했다. 하지만 지금 영천 북안면에서 생산된 샤인머스켓 포도는 일교차가 큰 기후적 재배 여건으로 당도가 높아 서울 가락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경매되고 있다.”

영천시 북안면 신대리 일대에서 샤인머스켓과 거봉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김동섭(52) 명신포도농원 대표.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샤인머스켓 재배가 크게 활발하지 않았던 지난 2014년부터 샤인머스켓 재배에 뛰어든 ‘남들보다 한발 빠른’ 앞서가는 선도농가다.

그는 지난 2000년에 농업경영인에 선정됐으며, 몇 년 전 한농연영천시연합회 수석부회장도 역임한 농민단체 활동 이력도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최근 2~3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신품종인 샤인머스켓을 벌써 7년째 재배해오고 있다. 김 대표의 이름을 걸고 저탄소 인증과 GAP인증을 받아 출하하는 고품질의 샤인머스켓 포도는 서울 가락시장 청과 경매장에서 여러 차례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현재 생산하는 포도 물량의 90% 이상을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 그를 비롯한 8명의 북안면 농가들로 결성된 포도작목반인 ‘북안무핵포도작목회’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그의 포도농사 규모는 시설 하우스 1200평(600평 2동), 노지 3800여 평 등 5000여 평 규모다. 그중 샤인머스켓 농사는 4000여 평 정도 된다고 한다.

김 대표는 “2013년에 포도작목반에서 일본견학을 가서 처음 접한 샤인머스켓에 한 눈에 매료됐다. 이후 가락시장 등을 통해 알아보니 역시나 국내에서도 샤인머스켓이 신품종으로 이슈화되고 있었다”며 “당장 2014년도에 처음 샤인머스켓을 600평을 식재했다. 당시 영천에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농민의 거의 없었다.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 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샤인머스켓 농사를 처음 시작할 2014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재배하는 지역도 많지 않았고, 지금처럼 주산단지나 활성화된 작목반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또한 당시 국내에 샤인머스켓 재배를 위한 전문서적은 고작 일본책을 번역해 놓은 수준의 것들만 있었는데, 김 대표는 그런 책들을 읽으며 샤인머스켓 재배기술을 어렵게 하나하나 스스로 배워 나갔다고 한다.

김 대표가 전체 포도농사를 통해 벌어들이는 연간 조수익이 올해 기준으로는 연간 2억8000만원정도 된다고 한다. 식재한지 오래되지 않은 샤인머스켓 유목이 재배 면적의 일정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 정도 수준이지만, 어린 유목이 다 자라서 본격적인 수확이 이뤄지는 1~2년부터는 조수익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온저장고를 활용한 포도 출하시기 조절도 수익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저온저장고에 보관해서 출하시기를 조절하고 있어 가격을 더 잘 받고 있다. 저온저장고에서는 포도가 5~6개월 정도 가는데 전체 수확량에 30%정도인 10~12톤 정도를 저장 한다”며 “지난해 집 바로 옆에 10평 규모의 저온창고를 지었는데 저온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물량을 가을 수확 후 설 명절 전까지 꾸준히 출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확 전에 당도를 측정해보고 일정 당도 이상이 나와야 딴다. 당도가 제일 못한 나무 하단부에서도 당도가 17 브릭스 이상 되어야 딴다. 우리 농장의 샤인머스켓은 당도도 많이 나오는 것은 22~23 브릭스 까지도 나온다”며 “출하한 포도가 가락시장 경매에서 샤인머스켓으로 최고가격을 찍은 적도 많다. 청과부를 통틀어서 최고가를 찍어도 봤다”고 자랑했다.

고품질 포도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그 만의 농사비법이 있는지 묻자 김 대표는 “특별한 건 없고 품질관리를 위해 숙기가 안 되면 절대 수확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포도송이 크기를 적당하게 만들어서 따 낸다”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며 “이른 숙기에 따내고, 포도송이가 너무 커지면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특히 김 대표는 “샤인머스켓 농사 잘 지으려면, 절대 과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안 된다. 열과의 원인도 될 수 있고, 질소효과가 너무 많으면 당도도 시원찮다”며 “농사기술은 옛날과 달리 다들 비슷한 것 같다. 다만 중요 시기시기에 제때 처리할 농작업을 잘 하는 것이 농사의 관건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대표는 “토양을 개선하기 위해 미생물 액비를 관주를 통해 많이 해주는 편인데, 어떤 액비를 사용하는지 보다는 관주해야 하는 시기에 제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또한 스스로 자신만의 농사 방식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사짓다 잘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은 선도농가 등 주변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20년 전 농사를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현장에서 발생한 그날그날의 일들을 영농일지에 꾸준히 남겨온 것이 농사기술 축적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영농일지를 기록하는 일이 농사기술 축적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영농일지가 자신만의 농사 노하우를 축적하는 하나의 데이터가 되기 때문”이라며 “매년 일정한 시기에 나타나는 병해충이나 기온변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가 된다”고 꼼꼼한 영농일지 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농사 계획과 관련해 묻자 그는 소득 작목이 될 만한 새로운 포도 품종을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샤인머스켓 재배 붐이 일다 보니 몇 년 뒤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지 걱정이다”며 “그래서 샤인머스켓 이후를 대비해서 ‘홍주 시들리스’, ‘스켈라’, ‘블랙 사파이어’, ‘바이올렛 킹’ 등 새로운 몇몇 포도품종을 시범적으로 재배 해보고 있다. 그래도 당분간은 이들 작목이 샤인머스켓을 대체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영천=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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