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형 분말로 변신한 ‘전통 장’…더운 나라도 걱정 없어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고추장·된장·간장은 물론
떡볶이 파우더 소스 등 선보여
할랄인증 받아 10개국에 수출
장류 가공품 개발에도 열심
코셔인증 준비도 박차

옹고집영농조합법인은 전통 방식을 고수하면서 다양한 장류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사진은 이기원 대표.

옹고집영농조합법인은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2006년 설립됐다. 현재 5명의 조합원이 콩, 고추, 쌀 등을 재배하고 있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자존심으로 영농조합법인 설립 전부터 전통적으로 장을 담그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고추장, 된장, 간장, 청국장 등 전통 장류 및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장류 제품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에이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에 넘게 수출이 되고 있다.

수출이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한국의 기온과 달리 더운 나라에 수출을 하게 되면 장에 함유된 효모가 발효를 하면서 팽창해 제품이 터지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유통이 쉬우면서도 간편한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 전통 장을 이용한 가공제품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스틱형 분말 제품이다.

이러한 제품은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든 물만 있으면 한국의 전통 장으로 변신할 수 있다. 또한 기온이 높은 나라에서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고 한국의 장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이 고추장, 된장, 쌈장, 간장 등 전통 장을 포함해 떡볶이 파우더 소스, 닭강정 소스 등 10개 제품이 넘는다.

옹고집영농조합법인의 제품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게 된 배경에는 할랄 인증이 큰 역할을 했다. 2016년 할랄 인증을 받으면서 현재 10개국 이상에 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할랄 인증을 받고자 결심하게 된 것은 해외에 수출하려면 수입국들이 인정할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 수출을 타진하려 해도 그들이 원하는 인증 조건에 맞지 않으면 수출 계약이 불가능했다. 한국의 장류 제품을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면서까지 어렵게 생산해도 수출에 장벽이 심했던 것이다.

그래서 도전한 것이 해외 현지가 원하는 제품을 상품화하자는 목적에서 할랄 인증과 더불어 장류 가공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물론 가공품 개발의 기본은 한국 전통 장을 만드는 방식이 고스란히 반영이 됐다. 그래야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제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기원 옹고집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한국 전통 장류의 할랄 인증을 국내에서 최초로 받았다”며 “이것은 한국 전통 장이 세계에서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은 의미가 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옹고집영농조합법인은 할랄 인증이 수출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한국 장류의 해외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단순히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전통 장을 판매할 수 있었지만 그 나라의 주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엔 한계가 분명했다.

그러나 할랄 인증으로 해외 주류 사회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수출 길이 열렸다. 따라서 할랄 인증 이후 다양한 가공품 개발을 위해 투자에 집중했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코셔(Kosher) 인증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면서 해외 대형유통매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이기원 대표는 “장기간에 걸쳐 개발한 제품의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코셔 인증을 받는 것도 마케팅을 확대해 옹고집영농조합 제품의 시장성을 확장한다는 측면이다. 한국의 장 제품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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