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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불량 씨감자’ 유통 기승…생산이력제 도입 목소리 커져

  • 기사승인 2021.02.23 14:32
  • 신문 3276호(2021.02.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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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일부 민간업체 ‘박스갈이’ 통해 
식용감자, 씨감자로 둔갑 공급 
보증 안 받아 바이러스에 취약
농가소득 저하 등 피해 우려

씨감자 재고는 발생하는데 
최근 3년 재배 급증 기현상도

권성동 의원 통해 국회 첫 언급
‘생산이력제’ 도입 관심 집중

감자 파종을 앞두고 불법·불량 씨감자가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식용감자를 씨감자로 둔갑 판매하는 사례로 인해 농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이런 불법·불량 씨감자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최근 국회에서 제안된 ‘씨감자 생산이력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불법·불량 씨감자, 여전하다=감자 파종이 한창이다. 강원도감자종자진흥원, 육종전문업체(씨감자생산업체) 등에서 씨감자를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민간업체들의 불법·불량 씨감자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식용감자를 씨감자 상자에 포장, 씨감자로 공급되는 일명 ‘박스갈이’ 행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씨감자생산업체들의 공통된 말이다.

종자산업법상 식용감자를 씨감자로 판매하는 행위는 당연히 불법이다. 그럼에도, 일부 민간업체들은 식용감자를 ‘씨감자’란 이름으로 버젓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종자산업법의 빈틈을 이용한 처사다. 종자산업법에 따르면 씨감자생산업체는 종자관리사로부터 보증을 받아 씨감자를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민간업체의 씨감자 자체보증 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식용감자를 명목상 ‘보증받은 씨감자’로 유통시켜도 농업인들이 검증하긴 어렵다. 불법·불량 씨감자 단속에도 불구하고, 식용감자가 씨감자로 바뀌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이런 허점이라면, 보증받지 않은 저품질 씨감자 역시 시장에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

A씨감자생산업체 관계자는 “종자산업법상 종자업을 하려면 종자관리사를 둬야 하고 이 종자관리사가 보증한 씨감자를 유통해야 있는데, 민간업체가 종자관리사의 이름만 빌려 보증했다고 하고 씨감자를 시장에 내는 식으로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며 “종자관리사가 식용감자를 씨감자 보급종으로 허위 표기해서 판매하면 이대로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실제 상황”이라고 따졌다. 이 관계자는 “씨감자업계에서는 불법으로 움직이는 씨감자가 1000톤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불법·불량 씨감자는 농가피해를 초래한다. 식용감자는 씨감자로 채종된 상품이 아니어서 바이러스 등에 취약하다. 무보증 씨감자도 마찬가지다. 상품성과 생산량을 담보할 수 있는 만큼 농가소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농촌진흥청에서 최근 ‘이른 봄에 심는 감자가 갈라지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이러스 무병 씨감자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씨감자 생산이력제 시급하다=최근 불법·불량 씨감자 유통을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씨감자 생산이력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씨감자 생산이력제를 통해 씨감자부터 모든 이력을 등록해 불법·불량 씨감자 유통을 막고 감자시장 안정화를 도모하자는 구상으로, 지난해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강원 강릉) 의원이 불법·불량 씨감자가 감자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제안한 제도다.

권 의원은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 등의 영향으로 감자 재배면적이 최근 3년간 28% 급증하면서 씨감자 수요도 늘었는데, 식용감자를 씨감자로 유통하거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불량 씨감자를 유통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아 감자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 ‘씨감자 생산이력제’ 도입을 촉구했다.

감자 통계에 기반한 감자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로서 ‘씨감자 생산이력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감자시장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편차가 크다. 연평균 수미 감자 20㎏ 기준 가격(가락시장)의 등락폭이 수년간 전년대비 1만원 이상으로 컸다. 이 해마다 1만원 이상 오르내린다. 감자 통계가 정확히 잡히지 않기 때문으로, 불법·불량 씨감자가 감자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정상 씨감자 재고는 발생하는데, 감자 재배면적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법·불량 씨감자가 유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권 의원은 “씨감자 단계부터 모든 이력을 등록해 정확한 통계를 기초로 수급상황을 예측할 수 있도록 씨감자 생산이력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씨감자 생산이력제’는 그간 불법·불량 씨감자 문제가 불거졌을 때마다 제시된 대안이었으며, 국회에서 언급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이 ‘씨감자 생산이력제’ 논의를 본격화 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씨감자 생산이력제’가 단순히 일회성으로 회자되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더해진다.

B씨감자생산업체 관계자는 “감자값이 요동치는 이유는 씨감자 품질에 차이가 있고, 종자관리사의 보증을 받지 않은 저품질의 씨감자가 불법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바이러스에 취약한 씨감자는 한해 농사를 망치게 하는 최대 변수인 만큼 씨감자 생산이력제를 도입해서 감자농가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공감대를 나타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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