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2024년 조공법인 총 70곳 목표 
산지유통 재편에 힘쓸 계획
관련 제도개선·지원도 나서 


신유통연구원, 조공법인 분석
“지역농협의 자체판매보다
조공 통한 수취가격 더 높아야”


농협경제지주가 시·군연합사업단을 단계적으로 조합공동사업법인(조공법인)으로 전환해 농협의 산지유통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대형유통업체 등 소비지 유통 변화에 대응해 농협은 연합마케팅 사업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농산물 소비구조가 급변하고 최근 온라인 등 유통채널이 다각화되면서 농협이 산지유통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도 나왔다.

▲산지유통 조공법인 확대=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원예부문 연합사업단 55개(광역연합 12개, 시군연합 43개)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산지출하 규모화 등 농산물 출하액을 높여온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 원물과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 위주의 사업으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농협경제지주는 오는 2024년까지 시·군 연합사업단 20개소를 조공법인으로 전환해 사업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조공법인은 지역농협, 농업법인, 농협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 농협 자회사 등이 출자해 설립된다. 따라서 농협의 시군지부 또는 지역본부 내부조직인 연합사업단의 활동보다 진전된 마케팅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연합사업단 20개가 전환되면 2024년 조공법인은 70개소로 확대된다. 사업량도 같은 기간 1조9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남아있는 시ㆍ군연합사업단은 도단위 광역조직으로 통합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연합사업단을 조공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역별 맞춤형 산지유통 사업모델 특징을 살려 지역별 농산물 마케팅 대표조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조공법인 사업활성화자금을 2020년 600억원에서 2024년 1600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조공법인 확대에 대해 “농산물 유통사업 확장성 및 전문인력 확보 등으로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체 유통시설 운영을 통해 보다 신속한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공법인 더 높은 수취가격 올려야=이처럼 농협경제지주가 조공법인 확대를 계획한 가운데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운영 현황과 발전전략’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유통연구원은 조공법인 운영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역농협 자체판매보다 조공법인을 통한 판매 수취가격이 더 높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원예분야 조공법인 50개의 유형을 보면 대부분 통합마케팅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물 조달방식은 수탁 86.9%(일반수탁 41.4%, 공동계산 45.8%), 매취 12.8%(일반매취 7.4%, 계약재배 5.4%) 등으로 나타났다. 조공법인 관내의 조합 전체 출하액 중에서 조공법인 취급 비율은 42%로 여전히 출하 마케팅 창구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유통경로별 매출액 비율은 도매시장 50%로 가장 많고, 일반 유통업체 19.6%, 농협계통매장 15.7% 등이었다. 

또한 조공법인의 문제점으로 △단순 수탁사업 위주의 취약한 수익 △농협보다 낮은 처우 및 우수인력의 지원 회피 △자본금 및 운영자금 부족 △참여농협 및 농가의 협조 부족 △개별농협과 차별된 독립사업 영역 부재 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농협 자체 판매보다 높은 수취가격을 보장하는 조공법인의 마케팅 능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가공품, 신선편이농산물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온라인판매와 학교급식 등 판매처 확대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가 조공법인에 대해 회원조합 수준으로 지도·지원을 확대하고 경제사업 핵심조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사업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조공법인은 출하 규모화에 따른 규모의 경제로 유통비용 절감, 출하 교섭력 확대, 브랜드 파워 증대 등 정책자금 통합 집행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관내 조합 출하액에서 조공법인의 비율이 42%로 미흡해 향후 출하창구 일원화를 위한 마케팅 능력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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