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가축시장에서 수송아지 경락가격이 하락세고 한우고기의 지육 도매가격도 내림세를 형성하는 등 한우시장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강세를 형성했던 한우가격의 조정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9월 하순부터 수송아지 일주일 주기 평균 10만원 ↓
암송아지는 하락폭은 비교적 적어 평균 280만원 대 
청탁금지법 시행 후 음식점 소비 최대 40%나 줄어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10월 21일 전국 가축시장에서 거래된 수송아지는 평균 337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추석 이후 두당 평균 380만원대를 유지했던 수송아지 가격이 10월 들어 하락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9월 하순부터 일주일을 주기로 평균 10만원 정도 씩 하락한 것이다. 암송아지는 또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송아지의 하락폭보다는 적어 21일 현재 평균 280만9000원이었다. 지난달에는 290만원대를 형성했었다,

김욱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지난 6월에는 한우 지육가격이 1kg 평균 2만500원 정도를 형성하며 시세가 더 오를 기대감으로 출하를 늦추는 경향이 나타났었다”며 “하지만 추석이 지나고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됐고 이 때문에 지육 1만7000원으로 하락했고, 앞으로 반등의 여지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경북 군위의 한 한우사육 농가는 “지난봄 태어난 송아지가 요즘 가축시장에 출하되고 있고, 김영란법과 소비침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하락세를 보이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이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우 도매가격이 당분간 약보합세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1등급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하락한 1만8317원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2~3등급 또한 지난해보다 3~7% 떨어졌다.

특히 도축 두수가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하락했는데, 이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한우 전문 음식점의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축산관측 중앙자문회의에서 한우 전문 음식점의 소비가 최소 10%에서 최대 40%까지 감소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 관계자는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한우 도축은 2만628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지만 도매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며 “비싼 가격으로 소비 저항감이 나타나면서 김영란법 시행이 겹쳐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또 앞으로 한우 도매가격에 대해 약보합세를 전망했다.

12월 한우와 육우의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적은 265만 마리(한우 252만 마리)로 전망되고, 쇠고기 공급 또한 13%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그럼에도 도매가격은 10월에 이어 11월 이후에도 전달 대비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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