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원식품의 굴스낵 (2)다원해삼의 해삼커피 (3)이마트×SM엔터테인먼트의 동방신기 홍삼정 (4)참자연마을의 카레김치 (5)진현식품의 해초한그릇 (6)이마트×SM엔터테인먼트의 샤이니 볶음고추장

농식품 수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그동안 막걸리, 김치 등 개별 품목들이 수출시장을 공략했다면 최근에는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한 이색적인 조합으로 탄생한 농식품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치와 인도의 카레가 만난 카레김치, 전통주인 막걸리와 일본의 상징인 벚꽃이 어우러진 벚꽃막걸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청국장 쌀과자처럼 가장 한국적인 농식품을 현지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변신을 꾀한 가공식품들도 눈길을 끈다. 이에 본보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이색 컬래버래이션으로 수출시장에 진출한 농식품, 한국의 전통식품을 모토로 새로운 수출상품을 개발한 농식품을 소개한다.

국순당 벚꽃 생막걸리
일본 대도시서 잘나가고

SM엔터·이마트 협업 제품
동방신기 홍삼정 등 불티

카레김치·굴스낵·해삼커피
고정관념 깬 농식품도 인기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외식메뉴로 자리 잡은 베트남쌀국수는 사실 베트남 현지에서 파는 쌀국수와 맛이 조금 다르다. 베트남식 쌀국수가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우리 입맛에 맞게 ‘한국화’됐기 때문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우리 수출 농식품도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농식품들이 수출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품목은 최근 일본 현지 문화와 잘 접목해 수출까지 이뤄낸 ‘벚꽃 생막걸리’다. 국순당이 최근 출시해 일본에 수출한 벚꽃 생막걸리는 일본의 벚꽃 축제와 연계한 기획 수출상품이다. 일본에서는 벚꽃철인 3월부터 5월 사이 식음류·주류 등 다양한 제품에서 벚꽃 디자인의 한정판이 판매되는데 국순당도 이 같은 소비 흐름을 접목해 벚꽃 생막걸리를 개발한 것이다.

차영화 국순당 차장은 “일본에서 유통되는 대다수의 주류 제품들은 매년 벚꽃철이 되면 한정판을 출시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벚꽃 생막걸리는 우리 전통 생막걸리의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일본의 벚꽃 문화를 접목한 포장 패키지로 신선하게 접근해 수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초부터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대도시에 유통되고 있는 국순당의 벚꽃 생막걸리는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들에게 ‘친근하다’, ‘새롭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4일 현재 7만병이 판매됐다. 국순당은 ‘막걸리와 벚꽃의 만남’을 내세운 한정판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일본 벚꽃 시즌 동안 10만병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적인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이마트가 손잡고 개발한 케이푸드(K-Food)도 한류와 농식품의 모범적인 조합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동방신기 홍삼정’과 ‘샤이니 볶음고추장’, ‘소녀시대 유산균’ 등 40여종이 한류 컬래버레이션 식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이색상품에 관심이 많은 해외 소비자는 물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SM 소속 한류스타를 좋아하는 해외 팬들이 최대 구매층이다. 이마트는 해당 농식품의 인기를 토대로 SM과의 협업 상품을 지속 개발하는 것은 물론 해외법인을 통한 수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장영진 이마트 마케팅운영담당 상무는 “기존 상품에 한류 마케팅을 접목해 화제가 되다보니, 우리나라를 찾는 20~30대 외국인관광객의 구매가 상당히 늘었다”며 “협업 상품이 외국인관광객 유치 효과뿐만 아니라 홍삼·고추장 등 케이푸드를 해외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농식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제품도 인기다. 대표적인 제품이 참자연마을이 개발한 ‘카레김치.’ 카레김치는 ‘김치는 무조건 맵다’는 외국인들의 고정관념을 바꿨다. 안길수 대표는 “김치의 효능은 해외에 잘 알려졌지만 아직 매운 맛과 독특한 향 때문에 김치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외국인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한국인들이 카레라이스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는 점을 착안해 최근 샐러드 형태의 카레김치를 개발하고 특허까지 받았다”고 설명했다.

카레김치는 카레분말을 주원료로 한 국물 베이스에 무와 파프리카, 당근, 오이, 양파 등 10가지 채소로 만들었다. 카레 특유의 풍미와 아삭아삭한 식감이 매력이다. 매운 맛이 거의 없는 반면 달콤한 배 과즙이 첨가돼 뒷맛이 달달하다. 입맛을 돋우는 전채요리(애피타이저)나 밥과 면류, 고기요리에 곁들이는 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외국인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김치와 카레라는 이색적인 조합으로 일본·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바이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안길수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에 홍콩·싱가포르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시식행사를 진행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며 “다양한 소포장 제품을 제작해 올해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레김치처럼 고정관념을 깬 제품은 수산물 수출 품목에서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각 수출국의 소비자들이 자주 즐기는 제품과의 결합을 통해 수산물 코너와는 전혀 관계 없는 매대에서 거부감 없는 이색상품으로 해외 소비자들을 유혹 중이다.

대표적인 품목은 삶고 튀긴 굴에 각종 시즈닝을 묻혀, 스낵처럼 굴을 즐길 수 있게 한 대원식품의 ‘굴스낵’이다. 때문에 새우깡 같이 시중에 유통되는 해물 관련 스낵의 원물 비중이 통상 2~3%에 불과한 반면, 대원식품의 굴스낵은 굴 함량이 70%에 이를 만큼 원물 섭취가 높다. 해외 바이어들도 몸에 좋은 굴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원물(굴) 섭취가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덕분에 지난해 미국·일본 등과 잇따라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조필규 대원식품 대표는 “웰빙 열풍으로 고구마 말랭이, 과일칩 등 건강식 과자가 각광 받는 것을 보고 몸에 좋은 굴 역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굴스낵을 개발하게 됐다”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관련 설비 증축 등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에 위치한 다원해삼은 중국에서 해삼이 고가로 취급된다는 점과 커피 프랜차이즈가 성행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해삼과 커피를 접목한 ‘해삼커피’를 출시, 중국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해삼커피는 커피 원두에 해삼분말을 코팅한 제품으로 100g당 88만원에 이를 만큼 고가제품이다. 때문에 현재 중국의 고소득층과 미국 내 고소득층 화교를 중심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권강순 대표는 “지난해부터 바이어들과 대량 수출을 논의 중”이라며 “일반 소비자들도 구매가 가능한 저렴한 제품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인 식재료지만 서양국가에서는 바다의 잡초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없는 해조류도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유럽바이어들 사이에서 건강편의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진현식품이 개발한 ‘해초한그릇’은 일회용 컵 용기에 건해조류와 오리엔탈 드레싱을 넣어, 해조류를 간편하게 샐러드처럼 즐길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미국·이탈리아·영국 등으로 연간 20억원이 수출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박성은·김효진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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