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 박대안 육우자조금관리위원장이 2019 육우구이데이 페스티벌이 열린 일산문화공원에서 육우고기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요즘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바로 가심비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에 마음 심(心을) 더한 말로 가성비는 물론 심리적인 만족감까지 중요시한다는 의미다. 육우는 가심비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대한민국에서 우리 농가들의 엄격한 관리 속에서 자라 품질면에서 믿을 수 있고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 육우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육우를 알리고 홍보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박대안 육우자조금관리위원장을 만났다.


사육월령도 다른 소보다 짧아
당당히 싸우면 이길 자신 있어

육우구이데이·소비촉진 행사로
소비자들 인식 높이는데 힘써

육우 유통 전담인원도 충원
원산지에 ‘육우’ 표시 바람직


▲육우자조금은 전국의 육우농가들이 직접 자조금을 납부해 홍보하는 제도다. 소비자들에게 육우고기를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아직 육우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적잖다. 왜 육우를 먹어야 하는가?
“육우가 이 땅에서 함께 지낸 지 100년이 넘었다. 항상 소비자들 옆에 있었고 먹어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모르고 먹는 쇠고기 중 육우가 제일 많다고 생각한다. 육우는 사육월령이 다른 소보다 짧고 도축과 함께 가장 빠른 시간에 유통된다. 지방 함량도 적다. 가성비가 높고 웰빙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고기다. 그 만큼 경쟁력이 있다. 우리 농가들이 생산했기 때문에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육우농가들은 다른 고기들과 당당히 경쟁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길 원한다. 싸워서 이길 자신 있다.”

▲지난 1일 일산에서 열린 2019 육우구이데이 페스티벌이 많은 소비자들이 육우를 맛보고 즐기는 가운데 성료했다. 이처럼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매년 육우데이와 육우구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어떤 취지로 하고 있나?
“올해로 15년을 맞은 육우구이데이 행사는 육우의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명절을 앞두고 날도 선선해진 9월 초순에 진행했다. 육우구이데이는 육우 소비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육우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되는 행사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장소를 잡고 있다. 육우데이는 농가들이 대동단결하는 행사다. 전국의 육우인들이 모여 화합하는 자리다.”

▲올해도 약 3개월 남짓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부분에 주력해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인가?
“올 상반기에는 육우데이와 지역별 소비촉진 행사 등을 잘 진행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진행한 사업 중 부족한 부분을 잘 홍보하고 신규사업을 늘릴 계획이다. 우선 마라톤대회를 준비했다. 이달 22일 하남의 미사리조정경기장에서 제1회 육우로(路) 한마음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누구나 대회에 참여할 수 있고 기념티셔츠, 스포트 배낭 등 다양한 기념품을 수여한다. 11월 3일에는 제2회 전국대학생 육우요리대회가 열린다. 16일부터 예선접수가 시작됐다. 이외에도 인증점 사업·방송프로그램제작 등도 추진한다.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계획이다.”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유통사업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다.
“맞다. 그래서 육우 유통을 전담할 수 있는 인원을 최근 충원했다. 육우 유통에 체계적이고 조직적 대응이 한층 더 높아지는 등 유통사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앞으로 외식사업과 육우자조금을 연계하고 육우외식사업 브랜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 중장기 계획이다. 올해 탄탄하게 준비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

▲육우농가들이 육우 소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 비해 육우 생산·유통·판매에 적극 나서줘야 할 기관과 협조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적잖다. 육우고기를 취급했던 안성축협이 최근 하나로마트 매대에서 육우고기를 철수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에서 육우농가로 사는 게 쉽지 않다. 한우·한돈은 서로 취급하려 하지만 육우는 농가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많다. 안성축협은 육우농가가 가장 많은 지역의 조합인 만큼 육우 유통·소비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 있다. 그래서 안성축협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육우고기 유통·판매에 대한 의지가 높은 업체를 발굴해서 지원하려고 한다. 안정적으로 육우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숙제다.”

▲정부와 관계기관, 소비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는가.
“육우고기는 항상 소비자들 옆에 있었다. 식당에서 국내산 소고기만으로 적혔다면 대부분 육우다. 육우라고 표기되지 않고 판매되는 것이 안타깝다.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돼 소비자들이 육우를 알고 먹을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이 노력해달라. 제대로 표기된다면 육우의 강점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소비자들도 원산지를 정확히 알고 드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육우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와 유통업체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육우의무자조금이 시행된 지 5년이 넘었다. 육우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그동안 부단히 노력했다. 농가들도 적극 참여해주면서 올해 자조금을 마리당 1만5000원으로 인상할 수 있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육우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농식품부도 관심을 갖고 도와주려고 한다. 비록 다른 축종과 비교해 자조금 규모도 적고 농가수·사육마릿수가 적지만 육우농가들이 당당하게 육우를 키우고 유통업체들도 당당하게 육우를 유통해달라.”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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