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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관리 소홀·잔반 급여 뒷북 금지가 화 키웠다

  • 기사승인 2019.10.15 18:13
  • 신문 3146호(2019.10.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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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 9월 16일 파주의 양돈농장에서 첫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파주와 김포, 강화, 연천 등 4개 지역에서 14차례에 걸쳐 발병했다. 최근에는 강원도 철원 소재 민통선에서 발견한 야생 멧돼지의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강원지역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를 두고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의 소극적인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 방치
양돈농가 대책수립 촉구 무시
ASF 바이러스 검출 뒤 대책 내놔
철책 세우고 총기 포획도 허용
포획틀·포획트랩은 598개 설치
10만 마리 서식, 턱 없이 부족


음식물 급여 금지요구도 외면
오염된 잔반 먹은 돼지 100% 감염
녹색당은 지난 4월 중단 주장도
ASF 발생한 9월에야 전면 금지
그마저도 관리·감독 소홀 논란


축단협 “과감한 정책이 시급”

▲야생 멧돼지 관리, 사후약방문식 대책 내놓은 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국방부는 13일 야생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긴급대책에 따르면 철원·연천 중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지역을 감염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5㎢ 내는 감염지역, 30㎢ 내는 위험지역, 300㎢ 내는 집중사냥지역으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감염위험지역 테두리에는 멧돼지 이동을 차단할 수 있는 철책을 세우고 감염지역 밖 위험지역에는 포획틀과 포획트랩을 설치하며 집중사냥지역은 총기를 사용한 포획이 가능토록 멧돼지 이동저지 방안을 마련한다.

돼지와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지역(강화·김포·파주·연천·철원)과 인접 5개 시·군(고양·양주·포천·동두천·화천)은 발생·완충지역으로 설정, 14일부터 31일까지 포획틀과 포획트랩을 확대 설치한다. 마지막으로 경계지역인 인천·서울·북한강·고성(46번 국도)·이북 7개 시·군(남양주·가평·춘천·양구·인제·고성·의정부)은 멧돼지 전면제거를 목표로 14일부터 집중 포획을 실시한다. 이외에도 접경지역에서의 멧돼지 예찰과 방역 강화, 농가에 멧돼지 등 야생동물 기피제 배포 등을 추진한다.

이번 대책과 관련 양돈농가들을 비롯한 축산업계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기 전부터 지속적으로 야생 멧돼지 관련 대책 수립을 촉구했지만 주무부처인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2일 철원군 소재 민통선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환경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에서는 야생 멧돼지 관련 대책을 뒤늦게 수립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을 두고 ‘뒷북대책’, ‘소 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13일 발표한 정부 대책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야생 멧돼지를 잡기 위해 설치했거나 설치할 예정인 포획틀(308개)과 포획트랩(200개)은 598개에 불과하다. 북한 접경지역에 약 10만 마리의 야생 멧돼지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발생·완충지역인 10개 시·군의 면적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부·농식품부, 음식물 사료 금지요구 외면하고 관리·감독도 소홀=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원인 중 하나로 음식물 사료를 꼽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오염된 돼지고기 잔반을 먹은 돼지는 100% 감염되기 때문이다. 양돈업계가 음식물 사료의 전면금지를 요청한 이유다. 잔반사료를 급여하는 농가가 전체 양돈농가의 4.3%에 불과하지만 바이러스의 확산성과 그에 따른 양돈산업의 붕괴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전면 중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4월 논평을 통해 “잔반을 급여하는 양돈농가는 경기도와 경상도 지역에 집중해있다”며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협력을 통해 잔반돼지 사육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 같은 요구를 외면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7월 25일 개정·공포했지만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승인되거나 신고한 폐기물처리시설에서 생산된 음식물은 급여가 가능했다. 전면 금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첫 발생한 9월 17일부터 시행됐다.

음식물의 사료급여 금지를 뒤늦게 시행했지만 정부는 관리·감독도 소홀했다. 음식물의 급여가 9월 17일부터 전면 금지됐지만 10월 1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시 적성면 소재의 양돈장은 잔반을 급여하고 있었다.

홍성에서 돼지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전문가들을 통해 잔반사료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음식물을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축산업계, 정부의 적극 대처 촉구=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10일 성명서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3일 비무장지대 내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돼 주요 감염경로로 의심되고 있다”며 “하지만 야생 멧돼지 관리를 담당하는 환경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현장 축산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축단협은 “야생 멧돼지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로 박멸까지 30년이나 걸린 스페인, 야생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과감한 정책을 펼쳐 가장 짧은 기간에 바이러스 박멸에 성공한 체코의 사례가 비교된다”며 “담당부처인 환경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야생 멧돼지에 대한 개체수 조절 및 지역별 관리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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