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일본, 토마토·파프리카·인삼 노리고
중국, 유기농·홈베이킹 제품 공략을 

홍콩, 가격경쟁력 확보 최우선
대만, 고급 이미지로 다가가야
베트남, 한류열풍 적극 활용을


‘신선농식품 품목별 수출우수사례 간담회’가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됐다. (사)한국친환경농자재협회·친환경농식품수출조합이 주관한 이번 간담회에서는 농촌진흥청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수출우수사례 발굴과 관련된 연구조사 결과가 발표됐으며, 농식품 수출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연구과제의 세부책임자인 안인 한국친환경농자재협회·친환경농식품수출조합 부회장이 발표한 ‘동남아 주요 수출국 대상 농식품 현지평가를 통한 수출경쟁 우위 품목 및 우수사례 발굴’을 국가별로 정리했다.

▲일본=지속적으로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토마토와 파프리카, 오이, 인삼류가 꼽힌다. 일본시장 점유율이 높기 때문. 52%의 일본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토마토는 짧은 운송거리와, 고품질, 가격경쟁력 우위 등을 보이고 있고, 최근 일본에서 방울토마토 열풍이 불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일본시장 78%를 점유하고 있는 파프리카는 품질과 가격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국내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 상황이다. 일본시장의 37%를 점유하고 있는 오이는 소비 선호로 인해 수출이 지속적으로 가능할 전망이지만, 한국다다기 품종으로 오이김치 등 가공제품을 수출해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

3300만달러가 수출된 인삼류는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한국산 인삼의 인지도가 높은데, 앞으로 새싹인삼과 뿌리삼 수출확대가 필요하다. 아울러 일본 수입농산물 최초로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된 당조고추의 수요도 확대가 기대된다.

▲중국=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선 80·90년 허우세대를 공략해야 한다. 고급제품의 소비확대 추세에 부합해 신상품을 출시하고, 친환경과 웰빙을 추구하는 신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유기농 및 홈베이킹 등 프리미엄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샤인머스켓 등 신선농산물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중심의 상류층 프리미엄 판매전략을 유지한다. 1선 도시 위주에서 신흥소비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2~3선 도시 및 서북내륙의 유통채널을 분석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검역 및 통관절차 등 규제가 많아 시장개척이 어렵기 때문에 현지의 유망한 수입업체를 통한 수출이 중요하다. 생산과 유통, 이력관리시스템을 강화하고 품질인증 획득 및 콜드체인 구축으로 안전성을 제고해야 한다. 중국인들의 기호를 반영해 단맛과 황금색에 착안한 제품개발이 요구된다.

▲홍콩=중국시장 진출의 테스트베드라는 점에서 홍콩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농식품 수입의존도가 95% 이상인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다만 수입규제가 없어 상품 간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일본과 미국, 대만, 중국산 등과 품질 및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류열풍이 지속되고 있고 최근 중국산과 일본산의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산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고품질 이미지 구축에 나서야 한다. 최근 홍콩에서 한국산 과일과 신선 채소의 소비가 늘어 안정적인 농식품 공급이 요구된다. 홍콩 소비자는 아기자기한 소포장을 선호하기 때문에 중국산 등 타상품과 차별화된 소포장 및 상품화가 필요하다.

일부 수출입 업체가 품질이 떨어진 과일 등을 유통해 한국산 이미지를 훼손했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사과의 경우 후지 품종은 중국산과의 경합으로 경쟁력이 없으므로, 루비에스와 아리수 등 신품종 수출을 타진해야 한다.

▲대만=대만시장은 각국 유명 브랜드의 테스트마켓 역할을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품목이 제한 없이 수출 가능한 주요시장으로, 일본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대만 수입업체들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공급선 다변화를 절감하며 한국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체로 한국산은 고급이미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포장 디자인의 개선이 요구된다. 한국산은 대만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고 중저가 이미지가 있다. 사과의 경우 대만 및 미국산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반면 배는 한국산 브랜드 이미지가 좋고 매년 수출쿼터를 운영해 안정적으로 수출된다. 현지에선 배는 한국산, 사과는 일본산이라는 인식이 강해 춘철이나 추석선물세트로 판매수요가 많다. 교민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현지인 대상 맞춤형 마케팅이 요구된다.

▲베트남=베트남에 진입 가능한 한국산 과일 채소는 배와 포도, 사과, 딸기 등 4종류로 극히 제한적이다. 북부 하노이, 하이퐁, 남부 호치민 등 주력시장 위주에서 중부 다낭, 나짱 후에 등 잠재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베트남은 2017년 기준 온라인 소매매출이 약 35% 상승하는 등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이 요구된다. 신선과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한류열풍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산 딸기와 배의 경우 품질관리가 잘 유지되면 베트남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도의 경우 거봉은 저가시장 위주로 공략하고, 샤인머스켓은 프리미엄 시장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제품 선택 및 구매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한국 원산지를 강조해야 한다.

최근 베트남 식품시장 트렌드는 안전식품, 유기농, 위생 등이므로 한국산 농산물의 강점인 품질 안전성을 강조하고 판매장 직원교육 등 품질고급화 전략을 펼치면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 김영창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 연구관은 “우리 농식품의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수출우수사례를 발굴, 발전시키는 것이 이번 연구과제의 목적”이라며 “오는 12월 최종 결과물이 나오면 자체 검토를 거쳐 수출단지 시범사업 등과 연계해 실질적으로 농식품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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