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한우, 위기 대비하자 <하>향후 한우 가격 전망과 대응방안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경기 침체·수입량 증가하면
2분기 대비 최대 29%↓ 전망

경기 회복·미 코로나 재확산 땐
현 수준 유지·소폭하락 의견도 


올 하반기부터 한우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올 하반기 한우가격이 2분기 대비 최대 29% 급락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와 한우업계는 가격폭락, 홍수출하 등의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한우가격 전망=한우 사육두수 증가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 영향을 받을 경우 상승곡선을 그리던 한우가격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축산관측 6월호에 따르면 3분기 이후 경기침체, 쇠고기 수입 정상화로 냉장 쇠고기 수입량이 증가한다는 가정 하에 한우 도매가격은 3분기 ㎏당 1만8000~1만8500원, 4분기 1만5500~1만60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2만원이었던 2분기 평균가 보다 최소 1500원에서 최대 4500원까지 급락하는 것이다. 농경연은 내년에도 1만5000원에서 1만6500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올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코로나19 발생과 미국 정부의 실업수당 지급 등으로 가공장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미국 내 시위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가공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육류수출협회가 6월 3일 발간한 소식지에 따르면 5월 25일 한 주간 소 도축두수는 52만4000두로 전 주(55만5000두) 대비 5.6%, 전년대비 10.9% 감소했다. 연중누계로는 전년대비 4.7% 감소한 수치다. 이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이 줄어들고 그 감소분을 호주산 쇠고기 등이 대체하지 못한다면 올 연말까지 한우 가격은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경연도 경기침체가 완화한다는 전제 하에 3분기 1만9500원~2만원, 4분기 1만8000~1만8500원으로 예측했다. 올 하반기부터 한우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하지만 2만원이었던 2분기와 비교해 소폭 떨어지는 것이다. 2021년 가격도 1만7000원에서 1만8500원 사이로 전망된다.

한우업계 ‘사전수급조절’ 강조
대규모 농가 사육두수 늘어 
자율적 사육 감축 유도
정부 “미경산우 감축 효과 검토” 


▲정부 대책과 한우업계의 요구사항은?=전문가들은 물론 정부와 생산자단체 모두 올 하반기부터 한우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우업계 내에서는 2011년과 2012년 같은 폭락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수급조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한우 사육두수의 감축을 유도할 수 있고 능력이 떨어지는 개체(암소)를 선별, 비육을 통해 개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우협회는 이 같은 미경산우 비육지원지원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713두가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에 참여했는데 만약 이 같은 지원사업이 없었다면 147만6000두(3월 기준 가임암소 두수)가 아닌 148만5000두의 암소가 번식에 활용됐을 것이다. 8713두가 번식이 아닌 비육으로 전환되면서 올 3월 기준 송아지 생산 예상마릿수가 3632마리 줄었다. 김영원 한우협회 국장은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은 가축개량과 수급조절의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농경연의 관측정보를 바탕으로 생산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수급조절협의회, 현장 토론회 등을 통해 한우 공급과잉 상황 등을 적극 알리겠다”며 “농협·생산자단체 등과 협력해 한우 농가를 대상으로 암소 감축 및 송아지 입식조절 필요성 등을 홍보하고 농가 중심의 자율적인 사육조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농가 중심의 자율적인 사육조절에 초점을 맞춘 것은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사육두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최근 4년간 한우 사육규모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전업농장(100두 이상)의 한우암소 보유 마릿수 변화를 보면 2016년 50만7000두에서 64만4000두로 27.1% 증가했다. 20두 미만 농장이 12.3% 감소한 것과 대조될 만큼 전업농장의 사육두수가 증가한 것이다.

조재성 농식품부 서기관은 “내후년까지 한우 사육두수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통계를 보면 대규모 농가 위주로 사육두수가 늘었다”며 “결국 사회적 합의를 통해 대규모 농가들을 중심으로 한우 사육두수를 감축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농가 중심의 자율적인 사육조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우협회가 요구하고 있는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에 대해 조재성 서기관은 “미경산우를 줄여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분석이 필요하고 모든 농가가 모은 자조금을 일부 비육농가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의 효과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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