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보통 두 달 걸리는 수술 출수
한 달 만에 나와 이상 현상 
“정상 수확 불가” 갈아엎기도

농민, 공급사에 피해보상 요구 
농기센터 등 종자검증 나설 듯

▲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학찰옥수수 종자와 조기 출수된 수술의 모습.
▲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학찰옥수수 종자와 조기 출수된 수술의 모습.

대학찰옥수수가 이상 생육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산지인 충북 괴산군 농민들에 따르면 수술이 조기 출수되는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은 정식 후 두 달여가 지난 상태에서 수술이 출수되지만 한 달여 만에 출수됐다는 것이다. 이 상태라면 정상적인 수확이 불가능하다는 게 농민들의 얘기다. 실제 조기출수 현상으로 5만2800㎡(1만6000평) 밭을 갈아엎은 농민도 있다.

숫꽃의 조기출수 현상은 장연면 일대 농민들의 공통적인 증상이라고 한다. 농민 심모 씨는 “밭에 심고 두 달 정도 지나서 개꼬리(수술)가 나와야 하는데 빠른 것은 20일 만에 나왔다”며 “한 두 농가가 아니고 대부분의 농가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농민 이모 씨도 “개꼬리가 일찍 나오다보니 나중에 옥수수가 되는 암술도 일곱 마디 정도에서 형성되지 않고 두 세 마디에서 생기고 있다”며 “종자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옥수수밭 전체를 갈아엎은 이모씨는 “작년에 공급받은 종자를 심은 밭에서는 그렇지 않고 올해 공급분만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불량종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한 농민은 “발아도 제대로 안돼 잎이 정상적으로 크지 않았다”며 “이상한 잎을 계속 따내면서 심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대학찰옥수수 공급회사인 농우종묘를 상대로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회사 관계자와 만났다고 한다. 또 종자에 문제가 있으니 올해 공급된 종자를 재 파종해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검증하자고 회사 측에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우종묘측은 종자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4월과 5월 이상 저온에 의한 냉해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괴산지역에 4월 24일에 서리가 내렸고 이후에도 일교차가 15℃ 이상 되는 날이 많았다”며 “정상적인 기상이라면 절간이 쭉쭉 빠지면서 수술이 생기는데 올해는 저온으로 절간이 미처 빠지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찰옥수수만 그런 게 아니고 괴산과 충주지역 일대에 심겨진 초당옥수수나 미백옥수수에서도 똑같은 조기출수 현상이 발생했다”며 “농민과 회사, 농업기술센터 3자간의 종자 검증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당옥수수를 심었다가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농민들도 있다. 칠성면 유기농옥수수 작목반 한 농민은 “초당옥수수를 4만평 정도 심었는데 대학찰과 똑같이 조기 출수현상이 나왔다”며 “생육상태를 좀 더 지켜보고 갈아엎을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괴산=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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