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학원, 변화와 대응책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농촌마을의 둘레길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장기화로 농촌관광이 위축된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포스트코로나시대 농촌관광의 변화와 대응책을 내놓았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촌환경자원과에서 ‘농촌관광, 즐길거리 재발견’이란 제목으로 ‘농촌관광 인사이트(Insight, 이해, 통찰)’ 1호를 발간한 것. 농촌관광 활성화 전략을 모색해 현장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연구나 정책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하려는 시도다. 주요내용을 간추렸다.


곤충·원예·동물교감 등
치유기능 활용 상품 개발
기억할만한 경험 제공 통해
재방문·재참여 이끌어야

‘팜 웨딩’ 등 특화 서비스 개발
철저한 안전·위생 점검도 중요
짧은 소규모 여행 수요 반영을 

▲농촌관광의 방향=농촌관광은 농외소득 증가와 공동체 활성화, 지역 활성화의 동력으로 중요성과 역할이 더해가고 있지만 지역별로 특화된 콘텐츠 부족으로 관광객의 만족도가 정체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농촌에서 찾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새로운 가치를 접목한 농촌관광을 준비하자는 게 농진청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과 사회변화에 대한 열린 시각’,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것’, ‘관광지 핵심자원 관리’ 등이 중요하다. 우선은 농촌관광현장에서 차별성 없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만큼 농촌자원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활용방안의 모색이 요구된다. 하나의 예로 올 3월부터 ‘치유농업육성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의 변화를 반영해 곤충, 원예, 동물교감 등 농촌자원의 치유기능을 활용한 상품개발과 신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농업과 문화의 만남’, ‘우리술과 이야기의 만남’ 등 농업과 농촌,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관광콘텐츠로 소비자들을 충족시킬 필요도 있다. 

아울러, 기억할만한 관광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의 의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브랜드, 서비스, 상품 등에 대한 긍정적 기억인데, 기억할만한 관광경험이 재방문 또는 재참여로 이어진다. 농촌관광지가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핵심자원과 관광서비스를 통한 수요창출이 중요하다. 따라서 무질서한 난개발이 아니라 농촌공간계획, 농촌협약, 규약 등을 통해 농촌다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자들의 주문이다.

▲새로운 농촌관광 모색=농촌관광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고령화, 1인 가구 증대 등 사회변화에 따른 신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자들의 제안이다. 사회 및 소비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여행’, ‘쉼과 치유를 찾는 여행’, ‘한국의 속살여행’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설명에 따르면, 개인의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트렌드 속에 농촌자원을 활용해 ‘팜 웨딩’처럼 개인의 맞춤형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일상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현대인들은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운동부족 등의 생활습관이 여러 가지 질환의 원인이 된다. 미세먼지나 환경오염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도 증가되고 있다. 

따라서 농촌의 고즈넉한 풍경과 건강한 농산물, 손맛이 있는 음식, 주민과의 정서적 교류 등 도시의 빠른 삶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경험하는 치유관광에 대한 상품 개발, 주민서비스 역량의 제고가 필요하다. 

아울러 한옥, 한복, 막걸리 등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농촌은 한국의 전통과 문화 등 생생한 삶의 현장이 있는 곳인 만큼 ‘농업유산여행’ 등 한국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김경희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는 “농촌관광이 농촌지역 활성화와 국내 관광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보존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고용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관광이 농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성장 동력이 되도록 새로운 시각의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포스트코로나시대 대응=관광시장은 외부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다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므로 농촌관광 현장도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먼저, 안전과 위생의 중시가 예상되므로 농촌관광 운영자들은 비상연락망,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고, 관광객들에게 방역지침에 대해 사전에 안내할 필요가 있다. 또, 개인용 침구, 수건 등을 준비하고 위생 점검 여부를 공개하며, 체험이나 식사물품 등에 대한 살균소독 등 청결한 관리가 중요하다. 

아울러, 비대면 문화의 확산이 예상됨에 따라 개별적으로 즐길 수 있는 산책, 자전거 여행, 마을전시관, 무인판매장 등의 여행코스를 발굴, 안내하는 것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 농촌관광이 단체여행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가족단위 등 소규모 여행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여행객을 위해 주민의 삶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또, 안전에 대한 욕구 강화로 해외여행보다는 주말 또는 짧은 국내여행을 통해 ‘힐링’하려는 관광객의 증가가 예상되므로, 이런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코스개발도 필요하다. 

아울러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관광지가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경관과 농촌다움을 활용한 걷기, 자연감상, 생태관찰 등 야외의 즐길 거리의 개발이 요구된다는 게 ‘농촌관광 인사이트’의 분석이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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