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서 기자회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소속 농가들이 지난 14일 ‘수입양파를 취급한 대전원예농협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중 일부 중도매인이 폭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분노 넘어 절망감까지 느껴
경위 파악·재발 방지 철저 촉구”
공판장측 “최대한 자제할 것”

농협경제, ‘거래 자제 공문’ 발송

“수입 양파 취급하는 대전원예농협을 강력히 규탄한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는 지난 14일 오전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대전원예농협 공판장 앞에서 ‘수입 양파를 취급한 대전원예농협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최근 부산의 한 양파취급업체가 대전원예농협을 통해 정가·수의매매로 수입 양파를 거래했고, 이 사실을 접한 양파 생산 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 10월 12일 기준 올해 노은공판장에서 거래된 수입산 양파 물량은 137톤으로 국내산 7750톤 대비 1.7%를 점유하고 있다. 

양파생산자협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전원예농협이 운영하는 공판장에서 수입 양파가 거래돼 왔다는 사실 자체에 전국의 양파 농가들은 분노를 넘어 절망감마저 느끼고 있다. 수입 양파 소비를 위한 사업을 하는 대전원예농협은 어느 나라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인지 되묻고 싶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경제지주는 이번 수입 양파 거래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경위를 파악하고, 이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더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덧붙여 “수입농산물을 취급하는 농협에 대해선 정부 정책사업과 농협중앙회 지원 사업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기자회견 이후 대전원협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용일 대전원예농협 노은공판장장은 “국산 양파 가격을 지지하는 데 조금 더 노력하라는 채찍질로 알고 더 열심히 우리 농산물 가격 지지에 앞장서겠다”며 “수입 양파는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농가에 밝혔다. 

농협경제지주도 이번 사안이 일자 최근 전국 농협공판장에 ‘국내농산물 판매확대 및 수입농산물 취급 자제’ 공문을 보내 수입농산물 거래 자제를 당부했다. 

농협경제지주는 공문에서 “농협공판장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농업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 품질이 우수하고 안전한 우리 농산물 취급 확대로 국산 농산물 가격지지에 힘써 주기 바란다”며 “수입 농산물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로 중도매인 영업을 위한 불가피한 구색 맞춤 품목과 국내 생산 품목 중 단경기에 한해 취급하는 등 수입농산물 판매를 최대한 억제하고 국내산 농산물 판매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기자회견 도중 노은공판장과 주로 거래하는 몇몇 중도매인들이 농가에 욕설을 해 논란도 일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농가는 “중도매인들이 우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공영도매시장 설립 이유이자 주체인 농민들에게 ‘왜 왔느냐’, ‘영업방해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폭언도 쏟아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용일 공판장장은 “그런 우려가 있어 직원들을 기자회견장에 배치했는데 불상사가 일어나게 됐다. 적극 대처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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