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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바다 건너 온 경주마 두 마리

  • 기사승인 2020.10.20 11:07
  • 신문 3242호(2020.10.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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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지난 19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 말 두 마리가 나타났다.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목포를 거쳐 도착한 경주마였다. 경주마들이 제주에서 머나먼 세종까지 오게 된 것은 경주마 생산 농가를 비롯한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절박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다. 이날 경주마와 함께 온 제주도의 한 농가는 “얼마나 절박하면 멀리 제주에서 여기까지 말을 데리고 왔겠느냐”며 그 심정을 표현했다.

현재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경주마 생산 농가를 비롯한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경주마 생산 농가들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경주마 한 마리를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은 연간 4억 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경주마 생산을 위한 씨암말 구매 등을 포함하면 경주마 생산 농가들은 매년 5억~6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경마가 중단되면서 수 억 원을 투입해 생산한 경주마들이 갈 곳을 잃었다. 실제 최근 열린 두 차례의 경주마 경매에서 144두가 상장돼 고작 2두만 낙찰됐다. 3세가 넘으면 경주마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낙찰되지 않은 말은 앞으로 경주마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적다. 이는 경주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었던 농가들의 소득 감소, 농가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져 결국 말 생산 기반의 붕괴까지 초래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결국 생존권을 위협 받고 있는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고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펼치며 자신들의 현실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만 제시했을 뿐 경주마 생산 농가의 경영 안정 방안을 비롯한 경마산업 관련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경마산업의 붕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코로나19와 경마 중단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이제 “우리의 절박함을 알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말 산업 종사자들의 호소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응답할 차례다.

이현우 축산팀 기자 leeh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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