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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출하 끝나고 나온 통계는 의미 없다

  • 기사승인 2020.11.27 17:42
  • 신문 3253호(2020.12.0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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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조사 결과 나왔어요?”, “저는 아직 안 봤습니다.”

통계청이 ‘2020년산 고추·참깨·고랭지감자 생산량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11월 23일 오후, 수화기 너머 들려온 국내 주요 기관 고추 담당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무관심’이었다.

11월 23일에 올해산 고추 생산량 조사 결과가 발표될 거란 예고는 이미 한참 전 나왔지만 발표 후 수 시간이 지나도 몰랐을 만큼 이들 기관에서 통계청 생산량 조사 결과는 중요 사항이 아니었다. 수확 후 이미 건고추에 고춧가루 출하까지 마친 산지에서도 통계청의 올해산 고추 생산량 조사치는 별 의미 없는 조사 결과물일 뿐이었다.

통계청은 농산물 생산량 조사의 경우 모든 수확이 마무리된 뒤 조사를 시작해 그로부터 한 달 뒤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고추의 경우 성 수확기가 8월에서 9월까지니 수확기가 두 달이나 지나고 나서야 고추 생산량에 대한 국가 통계가 나오는 것.

통계청에선 통계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함이라고 ‘늦은 발표 시점’의 이유를 밝힌다. 통계에서의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건 통계를 전공하지 않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하지만 농산물 통계는 정확성은 물론 신속성도 상당히 중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산물 생산량 조사 주목적은 ‘농산물 수급 계획, 농산물 가격 안정, 농업소득 추계 등 농업정책 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함에 있다. 그러니 정부의 농산물 수급 정책에서 통계청의 생산량 조사치는 큰 의미가 없다.

이미 출하는 물론 가격 결정이 마무리된 이후에 나오는 통계이기 때문이다. 저장물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이 물량은 대부분 농가 손을 떠난 것들이다. 농산물 수급 계획은 아무리 늦어도 수확기 전부터 마련돼야 한다.

더욱이 통계청보다 두 달 전에 나왔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고추 생산량 추정치가 이번 통계청의 생산량 조사치와도 거의 같다. 통계청은 정확성을 기한다고 했지만 신속성만 한참 떨어지는 꼴이 됐다.

그나마 고추는 농업관측본부 조사 품목이지만 이번에 같이 발표된 참깨는 통계청 생산량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생산량에 대한 농가 추측만 있을 뿐 깜깜이가 이어진다. 참깨 수확 철 당시 농가에선 80~90%까지 생산량이 급감했다는 추정이 나왔지만 통계청 결과는 47% 감소였다.

또 통계청의 농산물 통계에 대한 정확성 문제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마늘, 양파, 쌀 등의 생산량 조사 결과에 대한 정확성 문제가 산지를 넘어 정치권에서까지 집중적으로 불거졌다.

이제부터라도 마늘 생산량 조사는 마늘산지와 관련 업계에, 고추 생산량 조사는 고추산지와 해당 업계에 주요 관심사가 돼야 하지 않을까. 당연히 정확성도 전제로 하면서.

김경욱 유통팀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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