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연계…‘천연물소재 표준화 허브’ 유치 박차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이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조감도를 가리키며 ‘그린바이오 시티 진주’를 향한 의지를 전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조감도를 가리키며 ‘그린바이오 시티 진주’를 향한 의지를 전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가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 도약 중이다. 올해 착공하는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조성과 연계하여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이끌고 있는 (재)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을 찾아 그 구상을 들어봤다.
 

2026년까지 338억 투입, ‘캠퍼스’ 조성유망기업 30곳 입주시켜 ‘원스톱 지원’

재단법인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이사장 조규일 진주시장, 원장 정영철)에 따르면 ‘그린바이오’는 미생물, 식물, 동물 등 다양한 생명자원을 활용하는 농업·수산업·축산업 등 1차 산업에 바이오 생명공학기술을 더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신산업이다.

진주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조성사업에 지난해 6월 선정돼 ‘그린바이오 시티 진주’로 발돋움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2026년까지 총사업비 338억7000만원을 투입해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내에 부지면적 1만1750㎡, 연면적 5832㎡ 규모로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를 조성한다. 벤처지원시설, 연구·실험시설, 운영지원시설이 들어서는 건물 1동과 주차장, 쉼터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진다.

이 캠퍼스는 미래 성장동력인 그린바이오에 특화된 연구·제작용 장비 및 공간, 창업보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그린바이오 벤처 육성 전문시설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진주를 중심으로 경남의 그린바이오 유망기업 30개 사를 입주시켜 창업부터 성장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통합지원 플랫폼’을 운영, 5개 사 이상을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린바이오 6대 유망 분야로 미생물, 식품, 종자, 곤충, 동물용 의약품, 천연물을 선정했다. 경남도와 진주시는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인프라 구축사업의 특화 육성 분야로 고부가가치 천연물 소재를 설정, 천연물 그린바이오를 집중 육성 중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인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 사업 유치를 위해 경남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지원 허브 구축 및 운영방안을 수립, 유관 기관·업체의 역량을 결집해왔다.
 

스마트농업 기반 ‘천연물 재배 표준화’, 산업 잠재력 촉발 

천연물산업은 식물, 동물, 미생물 등의 생물을 기원으로 하는 대사산물의 효능 및 기능성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상승시키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천연물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고성장산업이다. 

그러나 식물 자체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낮은 수율과 성분 함량 편차 등이 숙제다. 이에 천연물 자체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능성 물질의 낮은 함량을 증폭시키고 지역·부위·연차별 함량 변화를 최소화시키는 재배 표준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원물을 식의약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식의약 원료 표준화가 시급하다.

식의약소재로서 가치사슬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기술은 특정 기능성 물질을 대량 증폭시키면서 연중 생산이 가능한 재배표준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스마트농업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스마트농업 기반 천연물 재배 표준화는 효능이 우수한 기능성 물질들을 단시간에 연중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기에 바이오기업 경쟁력 강화에 큰 잠재력을 촉발할 수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박기훈 교수팀의 세계적 권위를 가진 대사체 생산농업(작물의 재배과정에 특정 활성물질의 함량을 높여 작물의 가치를 높이는 농법)도 스마트농업으로 더 섬세해진다.

다만 개별 농가는 한계가 있어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역량 있는 기업과 농민의 맞춤형 계약재배를 통한 높은 수준의 상생·협력이 요구된다. 시설농업이 발달하고 스마트팜 확산 체계가 갖춰졌고 선도적 그린바이오기업 상생·협력이 활발한 서부경남이 자신감을 가지는 대목이다.
 

지리산·남해안 기반 서부경남, 천연물소재 풍부지자체 추진 의지도 ‘남달라’

진주시와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지난해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에서 공동 개최한 ‘그린바이오 특화분야 설정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이학구 회장이 천연물 특화를 강조하고 있다.
진주시와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지난해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에서 공동 개최한 ‘그린바이오 특화분야 설정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이학구 회장이 천연물 특화를 강조하고 있다.

서부경남은 지리산과 남해안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한 천연물소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전국 최대 규모의 천연물 시설재배 단지와 우수한 약용작물 생산 농가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팜 연구·실증·교육 기반도 탄탄하다. 또한 경상국립대가 보유하고 있는 천연물 기반 세계적 원천기술 및 인력,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의 창업 지원 및 기업육성 역량, 경남농업기술원, 진주생물산업전문농공단지, 경남항노화연구원, 하동녹차연구소, 남해마늘연구소 등 그린바이오 관련 세계적인 수준의 인프라 및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 천연물 그린바이오 기반의 기업 지원 체계도 탄탄하다. 이에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은 그린바이오산업 거점 구축 최적지로 손색이 없다.

지자체의 추진 의지도 남다르다. 경남도는 민선 8기 도정과제에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사업을 포함시켰다. 천연물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했으며, 전담 행정조직을 운영 중이다. 진주시는 2023년 국내 최초로 ‘그린바이오 시티 진주’를 선언했다. 그린바이오산업 집적화를 위해 제2바이오특화농공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해 연관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영철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원장은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사업을 유치한다면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조성 사업과 연계해 탁월한 천연물소재, 인프라, 전문인력, 혁신기술 등을 기반으로 서부경남이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학구 한농연중앙연합회 직전 회장도 “서부경남은 지리산자락과 남해안의 천연물소재가 매우 풍부할뿐더러, 고부가가치 천연물 산업 선도기술인 대사체 농업 전문가와 원천기술을 보유한 경상국립대학교와 같은 연구기관과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화의 경험과 역량을 갖춘 선도기업이 많다”면서 “농민들의 기술력도 높아 농가-기업 간 상생 협력이 용이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농민들이 기술력 습득과 유통에 다소 부담감을 느낄 수 있으나, 스마트팜 천연물 생산 시설 및 기술 보급과 가공·유통까지 패키지로 챙기며 신뢰를 끌어올린 (주)드림팜과 같은 선도기업과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등도 함께하기에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탐방 스마트팜 천연물 생산 선도기업 ㈜드림팜
종자·모종 공급하고 전량 수매‘프랜차이즈형 스마트팜’ 구현

㈜드림팜 부설 연구소 손창환 소장이 ‘스마트팜 큐브’ 안에서 딸기를 들고, 대사체 생산 농업기술을 활용한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화를 위한 작목전환 계획을 전하고 있다.
㈜드림팜 부설 연구소 손창환 소장이 ‘스마트팜 큐브’ 안에서 딸기를 들고, 대사체 생산 농업기술을 활용한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화를 위한 작목전환 계획을 전하고 있다.

‘스마트팜 큐브’ 1000여동 보급
새싹삼·생와사비·딸기 등 생산
자체 플랫폼 ‘아삼정’ 통해 판매
‘대사체 기술’ 활용 새 활로 기대

㈜드림팜(대표 박향진)은 경남 진주시 정촌면 뿌리산단에 위치한 스마트팜 시설 및 식품 제조기업이다. ‘스마트팜 큐브’ 1000여동을 농가에 보급하며 천연물 생산·가공·유통을 선도한다.

‘스마트팜 큐브’를 설치한 농가에 종자와 모종을 공급하고, 농가에서 생산한 천연물을 전량 수매해 가공·유통하는 프랜차이즈형 스마트팜 사업을 창안해 운영하고 있다.

드림팜의 ‘스마트팜 큐브’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활용해 원격제어가 가능한 다양한 시스템으로 3종류가 있다. 폭 3m, 높이 3m, 길이 8.5m 규모에 100% LED를 광원으로 하는 완전밀폐 수직 스마트팜인 썬오프형이 기본사양이다. 재배작물 특성에 따라 LED광을 주광으로 하고 태양광을 보조광으로 할 수 있는 멀티형, 태양열 집열판을 활용하는 솔라큐브형이 있다.

드림팜은 스마트팜용 고소득 작물 재배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한다. 새싹삼을 1년에 12회 재배하는 기술, 와사비 잎을 연중 생산하는 기술, 노지 및 자생지에서 2~3년 걸리는 와사비 근경생산 기간을 8~9개월 만에 촉성으로 재배하는 기술, 설향이나 금실 등 온대성 딸기를 사계절 연중 생산하는 기술 등이 자체 개발한 대표적 기술이다. 또한 100여 종의 채소 및 기능성 식물들의 스마트팜 재배기술 레시피를 데이터로 구축해 놓고 있기도 하다.
 

㈜드림팜 부설 연구소 손창환 소장이 ‘스마트팜 큐브’ 안에서 딸기를 들고, 대사체 생산 농업기술을 활용한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화를 위한 작목전환 계획을 전하고 있다.
㈜드림팜 부설 연구소 손창환 소장이 ‘스마트팜 큐브’ 안에서 딸기를 들고, 대사체 생산 농업기술을 활용한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화를 위한 작목전환 계획을 전하고 있다.

드림팜은 농가에서 수매한 천연물을 상품화해 ‘아삼정’이라는 자체 플랫폼 유통망을 통해 판매한다. 대표 상품으로 신선채소 상태인 새싹인삼, 생와사비 잎, 딸기 등이 있다. 식·의약 원료용으로 새싹삼 분말 및 농축액, 가공식품으로 아삼정 순, 천하장삼 삼삼라떼, 천하장삼 허니스틱, 드림진 임삼장, 와사비 장아찌 등도 있다. 기능성 화장품 5종도 개발해 상품화했다.

드림팜이 최근 공들여 추진하는 분야가 대사체 생산 농업기술이다. 대사체 생산농업은 작물의 재배과정에 특정 활성물질의 함량을 높여 작물의 가치를 높이는 농법이다. 노지나 하우스와 같이 환경의 균일도가 낮은 일반적인 농사법으로는 식물 개체마다 생성되는 대사물질의 차이가 심해 고기능성 천연원료 물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어렵다. 고기능성 대사물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균일한 특정 광 조건과 재배환경이나 양·수분관리를 계획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므로 드림팜의 ‘스마트팜 큐브’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이에 드림팜은 우리나라 대사체 농업의 선구자인 경상국립대학교 박기훈 교수팀이 개발한 ‘대사체 유도 및 제조’ 관련 특허 기술을 이전받고,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과 함께 ‘그린바이오 스마트팜 기능성 천연소재 사업화 모델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손창환 ㈜드림팜 부설 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스마트팜 큐브’ 보급에 견인차가 됐던 새싹삼 수매·가공·유통 사업이 다소의 공급과잉으로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다”며 “대사체 생산 농업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화로 새 활로를 열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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