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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손 떠난 뒤 뛰는 양파가격…“수급진단 엇나간 탓”

  • 기사승인 2021.02.23 19:41
  • 신문 3276호(2021.02.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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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2일 오후 가락시장 양파경매장. 예년에 비해 저장양파 출하량이 급감한 가운데 이날 양파경매장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띄엄띄엄 들어온 트럭에서 양파가 하역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최근 시장에 반입되는 양파 물량은 지난해의 70% 선에 그치고 있다. 김흥진 기자

 

평년값 밑돌던 수확기와 달리
2월 말 현재 유례없는 고단가
수입량 전년비 6.7배나 늘어

“잦은 비에 저장성 약화 우려”
수확기 농민들은 이미 예견
저장·수입업자만 돈 버는 꼴



왜 그때는 낮고 지금은 높은가. 평년보다 곱절이나 높은 시세표를 보는 양파 농가들은 왜 수확기 때 낮았던 양파 가격이 자신들의 손을 떠난 뒤에야 높아지는지 묻고 있다. 지난해 수확 철,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 추정된 생산량과 양호했던 단수, 늘어난 입고량 속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부침까지 겹쳐, 평년보다 못한 가격에 거래했던 양파 농민에게 코로나19가 더 확산된 2월 말 현재의 양파 고단가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수급 ‘양호’ 판단에 수확기 ‘약세’였던 양파 값

양파는 3월 중순 이후 제주 조생을 시작으로 6월이면 만생종까지 수확이 마무리된다. 지난해 수확기, 다시 말해 농가들이 산지에서 양파를 갖고 있을 때 양파는 이슈가 되지 않는 품목이었다. 양파 수확 무렵이었던 지난해 4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의 수급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분석했고, 수확이 마무리되던 6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양파가 평년보다 0.6% 생산량이 증가하고, 입고량 역시 평년 대비 5.5%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단수도 평년 대비 좋음이 50%, 비슷이 36%로 상당히 양호했다고 밝혔다.

이 관측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농경연이 1월 20일 개최한 ‘농업전망 2021’에서 2020년산 양파 추정 재고량은 12월 말 기준 평년보다 8.5% 많은 것으로 발표했다.

이를 반영하듯 수확기 전후 양파 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까지 겹치며 평년보다 못한 가격대가 이어졌다. 수확이 마무리되던 시점인 지난 6월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 도매가격은 1kg 상품에 691원(평년 786원), 입고가 마무리되던 시점인 지난해 7월 양파 도매가격은 791원(평년 877원)으로 약세를 형성했다. 이때 대부분 양파 거래를 마친 농가들 역시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고, 지자체에선 앞 다퉈 대만 등으로 양파 수출을 타진했다.

하지만 양파 가격은 농가 손을 떠난 뒤 시나브로 상승했고, 2월 말 현재 유례없는 고단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양파 평균 도매가가 1kg 상품에 1140원, 평년 2월엔 1072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1985원, 22일 2027원 등 설 연휴가 끝난 이후 16~23일 현재 양파 시세는 2026원의 고단가가 형성돼 있다.

◆가격 급등 틈타 6배나 늘어난 수입량

이 틈을 노려 수입양파 기세도 상당히 거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입동향 조사 결과 올해 들어 2월 13일 현재 민간 수입량은 1만2170톤으로 지난해 동기 2037톤 대비 6배나 증가했다. aT에 따르면 양파 수입은 올해 초부터 주당 평균 2000톤 수준으로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주로 중국에 국한됐던 수입국도 일본, 미국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수입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 신청물량도 2월 1~17일 기준 8574톤으로 1월 신청량 5272톤보다 63%나 늘었다. 이에 1~2월 양파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3000톤 대비 6.7배 증가한 2만톤 내외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양파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태국, 대만산 양파 등 주요 수입국 이외 지역 양파도 조만간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영권 가락시장 한국청과 경매사는 “중국산은 감모가 많이 나오고 양도 넉넉지 않고, 미국산은 폭설 등 현지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 일본산도 내수가 우려돼 수출을 통제하려 한다”며 “하지만 양파 가격이 높아지면서 뉴질랜드 산도 일부 들어오고, 조만간 베트남, 태국, 대만산까지 들어올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장·수입업자만 돈 버는 꼴

산지와 양파업계에선 농가 손을 떠난 뒤에야 급등한 양파 가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양파 농가들은 지난해 수확기 양이 많이 없을 것이란 산지 의견이 무시됐다고 답답해한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봄에도 비가 자주 왔고, 재배면적도 급감했다. 이에 전반적으로 양파 저장성이 약하고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봤지만 모든 통계가 양파 단수가 양호하고 생산량과 입고량이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나왔다”며 “결국 이로 인해 수확기 농가의 양파 거래가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고 답답해했다.

강 위원장은 “하지만 당시 농민 말이 맞았듯 농민 손을 떠난 뒤부터 가격이 올랐고 저장, 수입업자만 돈을 버는 구조가 돼 버렸다”며 “더욱이 수입량이 너무 급증하고, 이 수입 물량도 풀지 않고 (더 높은 시세를 기대해) 저장하고 있다는 동향이 파악되고 있어 햇양파를 재배하고 있는 산지 농가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시장 유통 전문가들도 지난해 수확기 양파 수급 진단이 잘못 내려졌다고 분석한다.

심승창 구리도매시장 인터넷청과 경매사는 “지난해 수확기엔 양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했다. 단수가 좋아 일부 폐기처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고, 앞다퉈 대만 등 외국 수출도 진행됐다”며 “솔직히 말하면 그때 쓸모없는 일을 한 것이고, 결국 중국, 미국, 일본 양파업계만 좋은 일 시킨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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