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기존 중국·일본·미국 넘어
태국·베트남산까지 반입 예정
현지 고독성 농약 사용 빈번

일본산은 뿌리째 들어와
흙 묻고 국산 둔갑 우려까지

사진은 국내에 들어와 거래되고 있는 일본 산 양파로 이 사진을 보내온 도매시장 한 경매사는 뿌리째 유통되는 일본산 양파는 유통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전했다.

양파 농가 손을 떠난 뒤 형성된 고단가를 틈타 양파 수입이 급증<본보 2월 26일 자 1면 참조>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수입량이 미미했던 태국·베트남산 양파도 봄철 국내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태국·베트남산 양파는 재배 과정 중 고독성 농약 사용이 빈번하고 국내 PLS(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 기준에도 적합하지 않아 잔류농약 검사와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산지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일본산 양파도 대부분 뿌리째 들어와 국내산으로의 둔갑 우려가 제기되는 등 최근 양파 수입국이 늘면서 여러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의 최근 5년(2016~2020년)간 양파 수입 동향을 보면 베트남산 양파는 2016년 2.3톤, 2017년 314톤이 들어온 이후 수입실적이 잡히지 않았다. 같은 기간 태국산 양파 수입량은 2016년 25톤, 2017년 0.1톤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엔 이들 국가의 양파 수입 물량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존 주요 양파 수입국인 중국의 현지 물량이 많지 않고, 미국은 폭설, 일본은 내수 물량 부족 우려 등으로 각 나라별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동안 잘 수입되지 않았던 태국·베트남산 양파가 3월이면 국내에 첫 물량이 들어올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현지에서 선별에 들어가는 등 관련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태국·베트남산 국내 PLS기준 부적합 많을 것”

태국·베트남산 양파의 경우 국내에서 PLS를 전면 시행한 2019년 1월 이후 사실상 첫 물량이 들어오게 된다. 이와 관련 산지에선 태국과 베트남산 양파는 재배 과정에서 고독성 농약을 사용하는 등 국내 PLS 기준에 부적합한 물량이 많다고 주장하며 잔류농약 검사와 검역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양파 산지 한 관계자는 “기존 중국, 일본, 미국을 넘어 태국과 베트남산 양파까지 현지 실사를 마치며 3월에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 국가는 고독성 농약을 사용하고, 특히 우리나라가 PLS를 전면 시행한 후 수입된 적이 없었기에 철저한 잔류농약 검사 등 검역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아예 들어오지 못할 물량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본산 양파도 우려의 중심에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엔 수입조차 되지 않았던 일본산 양파가 올 1월에만 2390톤이 들어왔다. 이에 더해 2월 17일 현재 총 4408톤의 일본산 양파가 수입됐다. 

도매시장 경매사 등에 따르면 이 일본산 양파는 깐 양파 위주인 중국산과 달리 인건비가 비싸다는 등의 이유로 뿌리째 들어오고 있다. 국내산 양파업계는 뿌리째 들어오면 흙이 묻을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둔갑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망갈이, 즉 뿌리가 있는 수입 양파를 국산 망으로 바꾸기 쉽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손주용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과 농업사무관은 “중국산 양파가 깐 양파 위주로 들어오는 반면 일본산 양파는 비싼 인건비 등으로 잔뿌리가 달려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흙이 묻거나 원산지를 둔갑할 가능성도 있어, 더 세밀하게 검역 검사를 하고 있고, 농산물품질관리원 등 유관기관에도 수입업체 리스트를 제공하는 등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사무관은 “현재 양파 수입이 급증하고, 특히 여러 국가에서 양파가 들어오며 농가가 우려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유관기관과 함께 중점관리품목인 양파에 대한 검역 강화를 더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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