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챔피언(대통령상) 수상자-대흥목장 대표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바닥까지 내려갔었는데, 적어도 10년은 더 버틸 힘을 주셨습니다.”
6년 만의 그랜드챔피언 탄생이자 한국홀스타인품평회 34년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최광현 대흥목장 대표(44, 구미)는 수상 직후 눈시울을 붉히며 “이번까지 세 번의 그랜드챔피언을 받았지만 오늘 수상은 더더욱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광현 대표의 눈시울은 여러 의미를 내포했다. 우선 1989년 첫 대회 진행 이후 최초의 대통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는 기쁨이 컸다. 여기에 민원 문제 등 목장 경영을 하면서 어려웠던 순간들도 스쳐 지나갔다.
최 대표는 “경북 개량동우회장을 맡고 있어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품평회에 참석했다. 사실 20일 전 칠곡에서 구미로 농장을 이전했기에 기대를 많이 하지는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너무 큰 상을 주셨다”고 감격해했다.
목장 이전은 다수의 축산 농가가 겪는 민원 문제가 원인이 됐다.
최 대표는 “2003년부터 낙농업을 해왔지만 최근 몇 해 민원이 계속 제기돼 결국 고향땅을 떠나 목장을 이전하게 됐다. 이전 과정에서 사기도 당하는 등 최근 3~4년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사실 바닥까지 갔는데 이번 수상이 적어도 10년은 더 버틸 힘을 준 것 같다”며 “열심히 젖소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눈시울엔 무엇보다 낙농업 선배이자 20여년 전 작고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배어있었다.
최 대표는 “2002년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시며 목장 일을 맡게 됐다. 오늘 유독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며 “하늘에서 아버지가 보시며 ‘우리 아들 장하다’고 뿌듯해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낙농가에 대한 응원과 함께 정부의 관심도 바랐다.
그는 “현재 치솟은 생산비와 이에 따르지 못하는 유대비 등으로 누구나 할 것 없이 낙농가들이 매우 힘든데 다들 힘내시길 바라며 정부에서도 낙농가들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